성한용 선임기자의 정치 막전막후 348
‘이명박 정부’는 실패하지 않았지만 ‘이명박 개인’은 철저히 실패
‘금융위기 선방’-‘저탄소 녹색성장’-‘중도실용 정책 노선’ 돋보여
‘다스 자금 횡령’에 ‘소송비용 삼성 대납’ 등 온갖 지저분한 뇌물
공공성 결여가 가장 큰 원인인 듯···서울시장만 하고 그만뒀어야
‘이명박 정부’는 실패하지 않았지만 ‘이명박 개인’은 철저히 실패
‘금융위기 선방’-‘저탄소 녹색성장’-‘중도실용 정책 노선’ 돋보여
‘다스 자금 횡령’에 ‘소송비용 삼성 대납’ 등 온갖 지저분한 뇌물
공공성 결여가 가장 큰 원인인 듯···서울시장만 하고 그만뒀어야

지난 10월 29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징역 17년 형이 확정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진료를 위해 부인과 함께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병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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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세 고령으로 16년 더 복역하면 95세···본인은 “버텨내겠다”
올 연말 박근혜 전 대통령 형 확정 뒤 함께 사면받을 수도
2022년 차기 대통령 취임 전후 대화합 기류 조성되면 가능
두 차례 기회 놓치면 건강 악화로 인한 형집행정지만 남아
잘못 없다고 버티고 민심 바뀌지 않으면 사면 어려울 수도
<형사소송법 471조>
① 징역, 금고 또는 구류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형을 선고한 법원에 대응한 검찰청검사 또는 형의 선고를 받은 자의 현재지를 관할하는 검찰청검사의 지휘에 의하여 형의 집행을 정지할 수 있다.
1. 형의 집행으로 인하여 현저히 건강을 해하거나 생명을 보전할 수 없을 염려가 있는 때
2. 연령 70세 이상인 때
3. 잉태 후 6월 이상인 때
4. 출산 후 60일을 경과하지 아니한 때
5. 직계존속이 연령 70세 이상 또는 중병이나 장애인으로 보호할 다른 친족이 없는 때
6. 직계비속이 유년으로 보호할 다른 친족이 없는 때
7. 기타 중대한 사유가 있는 때
② 검사가 전항의 지휘를 함에는 소속 고등검찰청검사장 또는 지방검찰청검사장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
“법치가 무너졌다. 나라의 미래가 걱정된다. 내가 재판에 임했던 것은 사법부가 자유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못했다.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다.”
“스무 살 시절 나는 운동권 학생이었다.
6·3 사태에 연루되어 옥살이를 하며 나는 척박한 조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놓고 원점에서부터 고민했다. 길거리에는 실업자들이 우글거리고 대학을 나와도 일자리가 없었다. 먹을 것도, 입을 것도, 잠잘 자리도 없는 가난한 이 나라를 위해 무엇보다 먼저 할 일은 경제 건설이라고 믿었다. 나에게 경제는 이론이나 행정이 아니라 실물 참여를 통해 가꿔질 수 있는 것으로 여겨졌고, 그래서 나는 기업인이 되었다.
그러나 나는 또 다른 세계로 나를 보냈다. 아니, 스무 살 시절 정치의 열병을 앓았던 출발점으로 되돌아왔다.
그렇다면 지난 27년의 시간은 지금의 나에게 무엇을 남겼는가? 나는 정치 세계 그대로 머물렀더라면 배울 수 없었던 많은 것을 배웠다고 자부한다.
사업을 일으켜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방법을 배웠고 돈을 버는 방법을 배웠다. 정보를 분석하고 전략을 세우며 조직을 관리하는 방법을 배웠다. 지방 경제와 국가 경제 그리고 세계 경제가 어떻게 유기적으로 물고 물리는지도 배웠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내가 자신 있게 배웠노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기업가 정신이다.
기업가는 장사꾼이 아니다. 진정한 기업가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발명가다. 진정한 기업가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해결사다. 진정한 기업가는 비생산을 생산으로 만드는 혁신가다. 기업가는 돈보다 일을 사랑하고, 일이 성취에 뜻을 둔다.”
“바야흐로 세계의 경제 질서는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정치는 바로 경제이고 경제가 곧 정치인 시대로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므로 기업인의 정계 진출은 기업가 정신의 도입을 뜻하는 것이어야 한다. 기업에서 체득한 경영 혁신의 노하우를 정치에 이용해야 한다.
새로운 국가사업을 제시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 맹목적 반대나 찬성이 아니라 경쟁 국가에 대한 우위를 확보하고, 국가의 총매출과 순이익을 늘리는 전략을 내놓아야 한다. 방만하고 낭비적인 데다가 위압적인 정부 조직과 공직자를 대신해 생산적이고 효율적이며 고객 중심적인 정부 조직과 공직자를 창출해야 한다. 그리하여 고객인 국민에게 삶의 만족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선거의 표를 의식하는 정치보다 10년, 20년 뒤의 국가 이익을 내다보는 장기 투자형 국가 경영을 해야 한다. 자기 자신을 위한 통치가 아니라 전체를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경영이라야 한다.
앞선 나라의 앞선 정치인은 그렇게 하고 있다. 미국은 아예 최근 정부 개조 작업의 기준으로 기업가 정신을 천명하고 있다. 일본의 성공적인 지방자치단체장은 예외 없이 경영 마인드를 갖고 있다. 심지어 기업체 사장을 여야가 공동으로 영입하는 사례도 있다.
군대가 20세기 중반 가장 앞선 조직이었다면 기업은 20세기 후반 이후를 이끌고 있는 프론트 조직이다.
기업과 정부, 기업과 국가는 그러나 매우 다른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기업은 자기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고 있지만 국가와 정부는 전체의 이익, 공동의 선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차이를 이해하고 조율할 수 있다면 세계화 시대, 무한경쟁 시대에 기업가 정신이 기여할 바는 무궁무진하다.
기업 경영이든 국가 경영이든 경영의 본질은 같은 것이 아닌가?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 나는 그래서 20대의 원점으로 복귀했다. 한때 기업 성장의 불을 밝히기 위해 뛰었던 내가 이제는 우리 모두의 성장을 위해 더 열심히 뛰어야겠다고.
막상 결심하고 글쓰기를 시작하니 하고 싶은 말 남기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 그러나 앞으로 할 일이 더 많이 남았으므로 자꾸 앞서나가는 펜을 거둬들여야 했다.
격변의 2000년대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젊은이들이여!
신화는 없다. 그러나 새로운 신화를 위해, 모두 도전해야 할 때이다”
1995년 1월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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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빵 장사, 뻥튀기 장사 등 안 해본 일이 없을 만큼 가난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 이태원 시장에서 청소부로 일하며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다녔다. 1964년 경영학과 학생회장으로 한일협상에 반대하는 6·3 시위를 주도, 6개월간 복역했다. 졸업 후 현대에 입사, 20대 이사, 30대 사장, 40대 회장을 거치며 현대를 세계 굴지의 기업으로 키워냈다.
14~15대 국회의원을 역임, 2002년 서울시장으로 취임해 청계천 복원, 교통체계 개편, 서울숲 조성 등 서울을 변화시킨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도 서울시의 부채를 3조원이나 줄이는 탁월한 경영 리더십을 발휘했다.
사람은 누구나 성공을 꿈꾼다. 성공의 기준이야 각자 다르지만 궁극적으로 실패하기 위해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떤 사람은 부유함을, 어떤 사람은 출세를, 어떤 사람은 권력이나 명예를, 또 어떤 사람은 예술적 성취를 성공의 기준으로 삼는다. 요컨대 사람들이 꿈꾸는 성공의 모양과 빛깔은 천차만별이다. 사회가 원활하게 돌아가는 것도 사람들이 원하는 성공의 기준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모두가 똑같은 성공만을 원한다면 사회는 치열한 전쟁터가 되어 있지 않을까.
그러나 성공을 꿈꾸는 모든 사람이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가 꿈꾸는 성공이 어떤 것이든 간에 그것을 이루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많은 사람이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실패의 쓴맛만을 본다. 오직 소수의 사람만이 자기 분야에서 성공이라는 열매의 달콤한 환희를 맛본다. 성공이 매력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성공은 소수의 전유물이기에 더욱 매력적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은 자신의 꿈을 이루는 데 반해 어떤 사람은 왜 실패하는 것일까?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요인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열정의 유무이다. 열정이야말로 성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열정이란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모든 것을 쏟아붓고 집중하는 정신이다. 그가 누구이고 무엇을 하건 간에 자기가 하는 분야에서 모든 것을 다 바치는 정신이야말로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원동력이다.
열정을 가진 사람에게 좌절이란 어울리지 않는다. 인간은 시련을 막고 자라고 실패를 거울삼아 성장하는 존재이다. 열정을 갖지 못한 사람은 실패 후에도 미련이라는 씁쓸한 열매만을 얻는다. 반면 열정을 갖고 도전했던 사람은 미련 없이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가 있다. 열정이야말로 실패를 자양분으로 삼아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하는 용기의 원천인 것이다.
시장 임기가 끝나가는 시점에 이런저런 질문들을 많이 받았다. 대부분 시장 임기가 끝난 뒤의 진로에 대한 것들이었다. 그때마다 내 대답은 대부분 두루뭉술했다. 아직 시장으로서의 임기가 남아 있고, 단 며칠이라도 임기가 남아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대체적인 내 대답이었다.
나는 레임덕이란 말을 무척 싫어한다. 아니, 그 말은 존재해선 안 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열정을 가진 사람에게 레임덕이란 있을 수가 없다. 시장으로서의 내 임무 또한 마찬가지였다.
시장 업무가 아직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내가 이후의 진로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그건 나를 뽑아준 서울시민들에 대한 도리도, 함께 일을 해나가는 공무원들에 대한 예의도 아닌 것이다.
열정을 가진 사람은 자기가 일하는 분야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소명을 다 하는 사람이다.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하면 그 이후의 길은 저절로 열리기 마련이다. 이것은 대통령이든 시장이든 구청장이든 동장이든 기업인이든 예술인이든 장사꾼이든 간에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인생의 주인이 되고 싶다면, 열정을 갖고 도전해야 한다. 그리고 열정을 가진 사람에게 레임덕이 끼어들 여지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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