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뉴스분석] 고건 강연회 찾아간 김근태

등록 2006-02-08 19:39수정 2006-02-08 22:26

8일 아침 인천 파라다이스호텔에서 고건 전 국무총리(왼쪽)와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원이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8일 아침 인천 파라다이스호텔에서 고건 전 국무총리(왼쪽)와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원이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주파수 맞지만” 아직은 동상이몽

정치는 어떤 의미에서 ‘만남’이다. 좋은 만남은 통합, 나쁜 만남은 야합이라고 한다. 통합과 야합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진다.

열린우리당의 대선 예비주자로 2·18 전당대회 당의장 경선을 겨냥해 뛰고 있는 김근태 의원이 마침내 승부수를 띄웠다. 김 의원은 8일 아침 인천의 한 호텔에서 열린 고건 전 국무총리 강연회에 참석했다. 초청을 받은 게 아니라, 일부러 찾아갔다.

‘정동영 추격군’ 김근태 “동맹군 참여 요청” 에
고 전 총리 “참여 여부는 아직” 주판알 튕기기

두 사람은 간단한 인사를 나눴다. “오셨습니까.” “만나뵈러 왔습니다.”

고 전 총리의 30분짜리 강연을 김 의원은 경청했다. 질의응답에서 한 참석자가 고 전 총리에게 “민주세력 대통합에 찬성하느냐”고 물었다. 정곡을 찌른 것이다. 고 전 총리는 “원론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참여 여부는 정치적 결단을 할 때 결정할 것”이라고 피해갔다.

강연이 끝나자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본론’에 들어갔다. 김 의원은 “압력을 넣으러 왔다. 양심세력 대연합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는데, 세 차례에 걸쳐 찬성해 주신 것에 대해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리고 “전당대회 후 실질적 대화와 협력을 위해 동맹군으로 참여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제의했다. 김 의원은 “공개적인 제안을 먼저 했던 것은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원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었다. 죄송하다”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약간 상기된 표정이었다.

고 전 총리는 “우리는 코드가 아니라, 주파수가 맞는다.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은 주파수를 맞추는 과정이다. 나는 공개방송을 좋아한다”고 화답했다. ‘동맹군’ 참여 요청에 대해서는, “건승하시라”고 말했다. 전당대회에서 승리하길 바란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는 표현이었다. 별도의 밀담은 없었다.


두 사람의 정치적 계산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김 의원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동영 전 장관을 추격하는 처지다. 따라서 당내에서 이른바 ‘대통합론’이 진심임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의장에 당선되더라도 지방선거를 치르려면 대중성이 높은 ‘간판급 스타’가 필요하다. 고 전 총리는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20% 이상의 지지율로 이명박 서울시장과 선두를 다투고 있다. 통합에 성공하면 3∼4%대에 머물고 있는 김 의원 자신의 지지율이 반등의 계기를 맞을 수 있다.

물론 부담도 있다. 당내 선거에서 세가 밀리니까 외부의 힘을 빌리려 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역풍이 불지도 모른다. 그래도 ‘남는 것’이 훨씬 더 많다는 생각인 듯하다.

고 전 총리는 자신을 ‘알아주는’ 김 의원 덕분에 ‘몸값’이 저절로 올라간다. 따라서 굳이 외면할 이유가 없다. 그는 평소 김 의원을 ‘정치인 중에서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해 왔다.

물론 손해도 있다. 재야 출신을 가까이한다는 이유로 비난을 하는 의견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김 의원의 ‘짝사랑’임을 자꾸 강조한다.

고 전 총리의 측근은 이날 회동 뒤, “(고 전 총리가) 지방선거에서 뛰기는 어차피 어려운 일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아직은 동상이몽인 것이다. 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