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보훈을 말하다 - 제20대 대선 보훈 정책 제안 및 기조강연'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여성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중 하나로 “가정을 지켜나가는 역할”을 꼽았다. 여성의 정치·경제 활동을 장려해야 한다는 취지의 연설 중 나온 말이지만 가사부담을 온전히 ‘여성의 역할’로 본 것이다.
김 위원장은 1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제여성교류협회 창립 5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축사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여성의 역할로 “자기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외부활동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가정을 지켜나가는 역할”을 들면서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 말미에도 “여성의 두 가지 역할 중 가정 지키는 역할을 어떻게 앞으로 병행해서 나갈 것이냐, 이런 측면에서 (협회) 회원들이 많은 관심 가지고 젊은 세대들에게 많은 권고해달라”며 재차 ‘여성의 역할’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축사에서 정치 영역에서의 여성의 역할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여성의 정치 참여 의지 자체가 많은 것 같지 않다”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전문 직종을 보면 여성의 남성 우위가 발견되고 있다”면서도 ”(개선이) 필요한 것이 정치권이다. 아직 여성 역할이 잘 오지 않고, 여성의 정치 참여 의지 자체가 많은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의 정치 참여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여성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노력에 의해서 쟁취할 것이냐는 별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내던 지난 2월에도 정신장애 등을 가진 미혼모에 대해 “정상적인 엄마가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김 위원장은 서울 서대문구의 미혼 한부모 생활시설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상적인 엄마가 별로 많지는 않은 것 같고, 아이는 제대로 잘 보육해서 정상적으로 잘 자랄 수 있도록 보호를 해야 하는데 엄마의 경우에 (정상적 보육이) 또 힘들 것 같다. 정신적으로 굉장히 취약한 사태에 있어 잘 보육하기가 힘들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한국한부모연합 등 시민단체는 ”미혼모에 대해 비정상 운운하는 것은 미혼모들을 상심하게 하고 사회적 편견을 조장할 수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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