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연이은 지지율 상승세에 야권 대선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물밑 기싸움이 점화되고 있다. 양쪽 모두 단일화 가능성을 공개적으로는 일축하고 있지만,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로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전격 쇄신카드까지 꺼내 든 국민의힘 입장에선 안 후보의 높아진 지지율을 무시하기 어렵게 됐다.
국민의당 선대위 국민소통위원장인 권은희 원내대표는 3일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후보가 윤 후보를 앞서는) 야권의 골든크로스도 이루어질 거라고 보냐”는 질문에 “당연히 이뤄질 거라고 보고 있다”며 “여유롭게 잡아서 설 전에 안 후보와 또 다른 후보의 양자대결 구도가 이뤄질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또는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2022년 대선에서는 국민들께서 더 나은 정권교체를 위해서 끝까지 경쟁하라고 요구할 것에 대해서 예측을 할 수 있었고, 지금 그런 국민들의 요구사항이라고 보고 있다”며 “당연히 국민들의 요구를 수용해서 끝까지 경쟁하는 모습으로 선거에 임할 것”이라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안 대표도 이날 당 선대위 회의 뒤 기자들을 만나 “저는 지금 제가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려 나왔다고 여러 번에 걸쳐서 말씀드렸다. 지금 제가 가는 길은 현재 기득권 양당들이 가는 길과는 다르다”며 거부 의사를 거듭 밝혔다.
안 후보의 지지율이 약진과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 속에 대선 승리를 위해 야권 후보 단일화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맞물리고 있는 데 따른 반응이다. 실제로 안 후보는 엠브레인퍼블릭이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해 12월30~31일 전국 성인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10.1%로 두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는 등 각종 신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지난달 초만 해도 30%대에 머물렀던 윤 후보는 29.9%에 그치는 등 각종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39.4%)에게 뒤지고 있다.(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고.)
국민의힘 쪽에서도 일단은 후보 단일화 논의에 선을 긋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엠비엔>(MBN) 인터뷰에서 “안철수·윤석열 단일화를 해서 만약 우리 후보가 된다면 (안철수 후보에게 갔던 지지율이) 다시 윤석열에게 오겠냐”며 “단일화 없이도 우리 후보가 다시 한 번 세대 포위론이나 세대 결합론을 위해서 정확하게 전술을 구사하면 지지층을 다시 흡수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나 당내에선 안 후보의 상승세를 심상치 않다며 단일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윤 후보가 지지율 하락세를 뒤집을 카드를 찾지 못한다면 물밑에서 진행되는 후보 단일화 주장이 표면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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