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26일 새벽 쿠팡 인천 물류센터를 찾아 쿠팡의 ‘밤샘노동자'들과 근처 편의점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심 후보 페이스북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밤샘노동자·이주민 등 우리 사회 ‘지워진 사람들’을 만나며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숙고의 시간’ 뒤 지난 17일 복귀한 뒤 ‘힘 없는 이’의 목소리에 집중해 정의당의 존재 이유를 찾겠다는 취지다.
심 후보는 26일 새벽 4시 인천 서구 오류동의 쿠팡물류센터를 방문해 저녁 8시 출근 뒤 일을 마친 노동자들과 근처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으며 얘기를 나눴다. 심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쉴 틈 없이 포장작업을 하는데 냉난방이 안 되고 △제공되는 야간급식은 수준이 낮으며 △근무 시간 동안 휴대폰 소지가 금지돼 가족의 위급 상황을 놓치는 일이 생긴다는 고충을 전했다. 심 후보는 “말씀을 들어보니 극한직장이 따로 없었다”며 “밤낮없이 땀 흘려 일하는 모든 시민이 정당한 기본권을 누릴 수 있는 ‘신노동법 사회’를 하루속히 앞당기겠다”고 적었다.
심 후보는 지난 21일부터 “일하는 사람들과 사회적 약자들이 정치에 참여하고, 정치를 통해 대표될 때 민주주의는 강해진다”는 정의당의 기본강령을 확인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인 김지은씨를 만난 것을 시작으로 우리 사회 ‘지워진 사람들’을 매일같이 만나고 있다는 것이다. 선거대책위 관계자는 “대장동 의혹, 김건희씨 녹취파일 등에 묻혀서 우리 사회에 지워진 사람이 너무 많다”며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과 함께했던 정당이 정의당인데, 그동안 그 땀이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그런 만큼 그들의 마이크가 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앞서 심 후보는 지난 24일 한국지역언론인클럽 초청 토론회에선 “정의당이 마이너리티(소수자) 전략으로 돌아갔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는데, 우리 사회는 비주류가 절대다수자, 바로 매저리티(다수)”라며 “저희가 애써온 길이 대한민국 미래로 가는 길이라는 확신한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금기를 깨는’ 공약 발표도 준비 중이다. 선대위 관계자는 “다들 조심스러워 말하지 못하는 연금개혁, 정년연장을 앞장서 얘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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