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에서 정의당 심상정(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5일 열린 대선 후보 2차 티브이(TV) 토론회에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 제안한 정치 개혁 방안을 두고 후보들이 공방을 벌였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위한 개헌과 다당제를 뒷받침할 선거제도 개혁의 필요성과 진정성을 강조했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선거전략”, “정치쇼”라고 맞받았다.
이 후보는 “국민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는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 제3의 선택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며 “각 정치세력이 연합하는 통합정부 국민내각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대한민국은 5년 단임(대통령)제 문제가 많기 때문에 4년 중임제로 바꾸되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특히 “국민의 뜻과 다르게 정치가 운영되는 것이 심각한 문제다. 비례대표제 확대, 위성정당 금지를 통해 제3당도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민주당의 개혁안에 대한 동의를 구했다.
하지만 안 후보는 “제가 그 당의 사정을 다른 분에 비해 비교적 잘 아는 편인데, 과연 의원총회에서 통과할 것인가가 키”라며 “진정성이 있다면 의총에서 얼마든지 통과시킬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민주당의 진정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이 후보를 향해 “민주당의 양치기 소년 같은 행태가 계속돼왔다. 말보다 실천으로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심 후보는 윤 후보에겐 “국민의힘은 정치 개혁 일체를 반대해왔다. 공약에도 정치 개혁 공약은 없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권력구조 개편 담론이 선거를 열흘 앞두고 전격 제안됐다. 하려거든 선거 시작할 때부터 해야 했다”며 “정권교체라는 민심의 흐름을 정치교체로 치환하는 선거전략”이라고 응수했다. 윤 후보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3선 연임 금지 구상을 거론하며 “정치쇼에 가까운 제안”이라고 하는 등 민주당의 정치 개혁 행보가 “진정성이 없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이날 토론회에선 지난 총선 때 ‘위성정당’을 둘러싼 책임 공방도 벌어졌다. 윤 후보는 “민주당이 (지난 총선에서) 위성정당을 만들어 정의당 뒤통수를 치고 배신했다”고 공격했고,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먼저 해서 어쩔 수 없이 따라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에게 사과 의향을 묻자, 윤 후보는 “무리한 선거법 개정 자체가 문제”라고 맞받았다.
한편, 야권 단일화를 두고선 안 후보와 윤 후보가 전혀 다른 생각을 드러냈다. 심 후보가 “다원적 민주주의와 후보 단일화는 양립할 수 없다”며 “단일화가 아직 열려 있는가”라고 묻자, 안 후보는 “이미 다 결렬됐다고 선언했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윤 후보는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긴 뭐하지만, 저희도 노력하고 있다”며 여전히 단일화에 여지를 두려는 모습을 보였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김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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