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에 위치한 한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 원희룡 기획위원장 등과 함께 산책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우선 특사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수위는 다음달 초중순께 미국과 유럽연합에 특사 파견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인수위 관계자는 16일 “보여주기식 특사가 아니라 내실있는 협의를 해야 한다는 당선자의 뜻이 반영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연합에 우선적으로 특사를 파견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지만, 누구를 특사로 보낼지 심사숙고 하고 있다는 얘기다. 윤 당선자는 “단장도 그렇고, 단원도 그렇고 전문가 중심으로 (누구를 보낼지) 내실있게 검토하라”고 윤 당선자가 지시했다고 한다. 인수위는 ‘한미동맹 강화’ 기조를 재확인하고 경제안보와 첨단기술 협력을 위해 각각 미국와 유럽연합 특사 파견을 서두르고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미국을 중심으로 밀도있게 협의한 다음에 중국이나 일본은 취임한 다음으로 (당선자가) 생각하는 거 같다”며 “내실있게 해야 하는데 인수위를 진행하면서 시간도 별로 많지 않아 (취임 뒤 가는게)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인 특사 파견국인 미·중·일·러 중 전쟁 중인 러시아 외에도 중국과 일본도 뒤로 밀린 것이다. 인수위 쪽은 ‘내실 있는 협의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윤 당선자의 미국 우선 외교안보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도 해석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초기 미국·중국·일본·러시아·유럽연합에 모두 특사를 파견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중국에 가장 먼저 특사단을 보내 중국과 우호 분위기를 형성했다. 김흥규 아주대학교 미중정책연구소장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윤 당선자의 사드나 선제공격 발언 등을 보면 강경한 보수우파의 외교안보 정책을 윤 당선자 뒤에서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한미동맹에 기반한 외교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경제적 이해관계뿐 아니라 중국과 불편해졌을 때 그 비용을 지불할 준비가 돼 있는가를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