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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봄꽃 지기 전에 청와대 돌려드리겠다는 약속, 가능할까?

등록 2022-03-18 18:59수정 2022-03-19 02:30

“청와대 내 위기관리센터 등 쉽게 못 옮겨”
청 “중요시설 빼놓곤 이미 공개” 반박
청와대 전경. <한겨레> 자료사진
청와대 전경. <한겨레> 자료사진

대통령 집무실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옮기겠다는 윤석열 당선자의 구상을 놓고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윤 당선자 쪽이 “봄꽃이 지기 전에 청와대를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자의 취임 전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고 청와대를 개방하겠다는 주장인데,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김은혜 당선자 대변인은 18일 오전 브리핑에서 “청와대가 상당히 아름답다.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조경으로 많은 위용을 과시하는 곳”이라며 “가장 좋은 곳일수록 국민들에게 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봄꽃이 지기 전에는 국민 여러분께서 그 아름다운 산책길과 일상을 회복하는 날에 청와대를 거닐 수 있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오는 5월10일 대통령에 취임하는 시점부터 청와대에서 나와 새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겠다’는 윤 당선자의 공약과 의지를 이런 식으로 강조한 것이다.

대통령 취임일까지 남은 50여일 만에 대통령 집무 시설이 새로운 곳으로 완벽하게 이전돼야 청와대 개방이 가능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청와대 근무 경험자들은 지적한다. 당장 청와대 지하벙커에 있는 국가위기관리센터 이전이 문제다. 군사안보 위협과 자연재해, 인적 재난을 대응할 수 있는 국가위기관리센터는 수백억원을 들여 오랫동안 구축된 시스템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한 민주당의 한 의원은 “국가위기관리센터가 있는 청와대 지하벙커는 국가안보의 중추적 시설이며 네트워크가 복잡하게 연결돼 있어 단기간에 옮기는 건 불가능하다”며 “혹시라도 옮겨갔을 때 안보·재난대응 공백이 없어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청와대 근무 경험이 있는 또 다른 의원도 “지하벙커는 외부로부터 핵공격, 미사일 공격이 완벽히 방어돼 있는 시스템인데 그걸 옮길 순 없고, 새로 지어야 하지 않겠냐”며 “새로 짓는다고 하면 시간이 걸릴 텐데 그때까지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를 이용해야 하지 않겠냐”라고 지적했다. 또 청와대 근무 경험자도 “(청와대에) 현직 대통령이 머물고 있고 현재 대한민국 컨트롤타워이며 안보·안전의 중심이다. 그런데 그걸 5월10일까지 어떻게 비우냐”고 되물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올해 봄꽃이 지기 전에 청와대를 개방하겠다’는 건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주장이다. 윤 당선자의 ‘탈 청와대 기조’를 강조하고 여론의 지지를 얻기 위해 ‘봄꽃 개방, 청와대 환원’ 등을 주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도 대통령이 기거하는 관저와 근무동인 여민관 등 핵심보안시설을 제외한 시설이 모두 개방돼 현재도 사전에 신청하면 춘추관, 헬기장, 녹지원, 본관 앞, 영빈관을 도는 청와대 관람이 가능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민관에서 사람들 함성 소리가 들려 내다보면 대통령이 관람객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는 일도 있었다. 그만큼 지금도 외교·안보 중요시설을 빼곤 관람이 가능하다”며 “윤 당선자 쪽이 전혀 사실과 맞지 않는 주장을 하면서 (청와대 개방·환원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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