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복지장관 후보자도 “출산은 애국” “암 치료 특효약은 결혼” 칼럼

등록 2022-04-11 11:24수정 2022-04-11 15:42

정호영 후보자, 2012년 〈매일신문〉 기고한 칼럼서 주장
‘출산기피 부담금’ 주장한 이창양 산업 장관 후보자 이어
윤석열 정부 장관 후보자들, 결혼·출산 부적절 인식 논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8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선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8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선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언론에 기고한 칼럼에서 “암 치료의 특효약은 결혼”이라며 “출산을 하면 애국이고 셋 이상 다산까지 하면 위인”이라고 주장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출산기피 부담금을 물리자”고 주장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의 칼럼에 이어 또다시 결혼과 출산에 대해 부적절한 인식을 가진 윤석열 정부 장관 후보자의 글이 공개된 것이다.

정 후보자는 2012년 10월29일치 대구 지역일간지 <매일신문>에 ‘[의창] 애국의 길’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해 안중근 의사나 윤봉길 의사 등과 같은 순국선열을 거론한 뒤 “요즘 와서 보면 지금만큼 애국하기 쉬운 시절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소위 ‘때’를 만난 것인데 바로 ‘결혼’과 ‘출산’이 그 방법”이라며 “결혼만으로도 당장 예비 애국자가 될 수가 있고, 출산까지 연결된다면 비로소 애국자의 반열에 오른다. 만일 셋 이상 다산까지 한다면 ‘위인’으로 대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또한 “지난달에는 미국 메릴랜드대 연구팀이 폐암 환자의 경우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독신인 사람보다 훨씬 오래 산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며 “암 치료의 특효약은 결혼이라는 말”이라고 했다. 그는 아울러 “심리학적으로 ‘해 본 것에 대한 후회’가 ‘못 해 본 것에 대한 후회’보다는 훨씬 낫다고 하지 않은가”라며 “이제 온 국민이 중매쟁이로 나서야 할 때다. 그것이 바로 애국”이라고 주장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2012년 10월29일치 &lt;매일신문&gt; 칼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2012년 10월29일치 <매일신문> 칼럼

정 후보자는 1985년 경북대 의과대학을 졸업했고, 같은 학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마친 외과 임상의다. 2005년부터 경북대병원 홍보실장, 의료정보센터장, 기획조정실장, 진료처장(부원장)을 거쳤으며, 2017년 8월3일부터 2020년 8월2일까지 경북대병원 병원장을 지냈다. 정 후보자는 윤석열 당선자와 ‘40년 지기’로도 알려졌다.

앞서 이창양 산업부 장관 후보자는 2010년 12월16일치 <조선일보>에 게재한 ‘출산기피 부담금’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경제학적으로 접근한다면 경제력이 있으면서도 출산을 기피하는 데 부담금을 도입하는 것이 의미 있는 정책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건강이나 경제 사정 등 불가피한 경우 이외에 출산을 기피하는 세대에게 일종의 부담금을 물리는 것”이라고 주장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을 샀다. 정치경제학자 홍기빈씨는 페이스북에서 이 후보자의 칼럼을 두고 “경제학은 이런 학문인가”라며 “아이를 낳지 않아서 발생하는 ‘마이너스 외부효과’로 징벌세를 물린다면, 아이를 낳아 기르는 기쁨과 즐거움까지 포기하면서 경제활동에 매진하여 경제에 기여하게 되는 ‘플러스 외부효과’에 대해서는 어떤 보상을 줄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의 2010년 12월16일치 &lt;조선일보&gt; 칼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의 2010년 12월16일치 <조선일보> 칼럼

전문가들은 결국 “할당과 안배 없이 각 부처를 가장 유능하게 맡아서 이끌 분을 찾아서 지명한다”(10일 발언)는 윤석열 당선자의 인사 철학에서 문제가 불거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희정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연구교수는 “균형을 잡기 위한 노력 없이 우물 안 개구리처럼 자기 기준 안에서만 ‘능력’을 규정하고 평가할 때 편협하고 고루한 철학을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자기들끼리 자리를 나눠먹을 수 있는지 드러났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이어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역시 ‘인구 전문가’를 뽑겠다더니 경제 전문가를 지명한 걸 보면, 여성 문제는 곧 인구 문제라거나 여성 문제는 곧 기혼 여성이나 모성의 문제로만 해석하는 정부 철학과 다 한통 속으로 만나는 것 같다”며 “여성을 모성과 자궁으로 치환하는 100년 전 통치 철학에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진 못한 인사로는 지금의 현안들을 제대로 다루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