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19일 오후 서울 용산공원 내 개방 부지에서 재난·안전사고 피해자 및 유가족들과 오찬을 하며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오는 20∼22일 호남을 시작으로 두번째 지역 행보에 나선다. 지난 11∼12일 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한 데 이어 호남까지 찾으면서 오는 6월1일 지방선거를 앞둔 사실상의 선거운동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배현진 당선자 대변인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윤 당선자가) 내일부터 지역 일정을 한다”고 밝혔다. 2박3일 일정으로, 20일에는 전북 새만금을 비롯해 전주혁신도시 등 호남을, 21일에는 부산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 당선자는 지난 11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안동 중앙신시장, 상주시장, 구미공단, 영일만대교 건설현장, 포항 죽도시장 등 대구·경북(TK) 지역을 돌았다. 일정 이틀째인 12일에는 대구 달성군에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대구·경북에 이은 호남행이다.
당선자 신분에서 이례적인 지방 순회에 나선 6·1 지방선거를 겨냥한 부적절한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윤 당선자가 훑고 지나가는 지역에선 예비후보들의 ‘윤석열 마케팅’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12일 윤 당선자는 대구 서문시장과 동성로를 돌았고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인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이때 윤 당선자와 만나서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김 전 최고위원은 윤 당선자의 ‘서문시장 상가연합회 간담회’에도 배석했다.
지난 12일 김재원 대구시장 예비후보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
윤 당선자 쪽은 ‘시민들과의 약속을 지키는 지역 일정’이라고 설명한다. 배현진 당선자 대변인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후보 때 유세하러 갔던 지역에 다시 오겠다고 약속을 했고, 지역 민생 현장들을 둘러보며 당선 인사를 하려는 의미”라고 말했다. 선거 개입 논란에 대해선 “각 당협위원회에 선거운동으로 보일 만한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들에 대한 사전 주의를 전달했다”며 “저희 당 후보들에게도 미리 못 오시게끔 연락을 했고, 대구·경북 때 현장에 갑자기 후보들이 왔을 때도 서운해 할 정도로 얼른 나가시게 했다”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