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에 나갈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로 선출된 김은혜 의원이 2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대변인을 지낸 ‘초선’ 김은혜 의원이 대선 주자였던 유승민 전 의원을 꺾고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됐다. 충청권 경선에 이어 수도권·영남권 경선에서도 ‘윤심’이 크게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22일 경기·인천·경남·울산 등 4개 지역 광역단체장 후보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경선은 지난 20∼21일 이틀간 진행됐다. 김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 최대 관심지역인 경기도지사 경선에서 현역 출마 5% 감산점에도 불구하고 52.67%의 득표를 받아, 유 전 의원(44.56%)을 8.11%포인트 차로 여유롭게 따돌리며 승리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당원투표 50%-일반 여론조사 50%’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이번 경선에서 윤 당선자의 측근인 김 의원은 당원투표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등 이른바 조직표에 힘입어 승리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 경기도 원외 위원장은 <한겨레>에 “경기도 내 당협위원회가 59개 있는데 이 중 50개 당협위원회가 김 의원을 지지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경선 결과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권력의 뒤끝이 대단하다. 공정도, 상식도 아닌 경선이었다”며 “윤석열 당선자와의 대결에서 졌다”고 썼다. 유 전 의원은 “세상은 돌고 도는 법, 달은 차면 기우는 법이다. 2016년 진박 감별사들이 칼춤을 추던 때와 똑같더라”며 “권력의 칼춤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간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던 자신을 견제하기 위해 윤심이 노골적으로 작동했다고 불쾌감을 토로한 것이다.
인천시장 경선에서도 윤심은 확인됐다. 지난해 당내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윤 당선자를 도왔던 유정복 전 인천시장이 50.32%를 얻어, 경쟁자인 안상수 전 인천시장(26.99%)과 이학재 전 의원(22.68%)을 큰 표차로 따돌리며 이날 후보로 확정됐다.
앞서 21일 발표된 충청권 광역단체장 경선에서도 윤 당선자의 출마 권유를 받았던 김태흠 의원이 충남지사 후보로, 윤석열 캠프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던 김영환 전 의원이 충북지사 후보로 선출되면서 윤심이 확인된 바 있다. 특히 김영환 전 의원의 경우, 경기 안산에서 4선을 지내 충북 연고가 약한데도 후보로 확정돼 윤심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말이 무성했다.
특히 강원도지사 공천 과정에선 김진태 전 의원을 컷오프(공천 배제)시키고 대선 기간 동안 중앙선대위 언론전략기획단장을 맡아 윤 당선자의 티브이(TV) 토론을 도왔던 황상무 전 <한국방송>(KBS) 앵커를 단수 공천했다가 논란이 일자 이를 번복하고 다시 경선을 치르기로 한 일도 있었다.
한편 이날 발표된 경남도지사 경선에서는 재선의 박완수 의원이 55%(현역 출마 5% 감산점 반영)를 얻어,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42.11%)을 제쳤다. 울산시장 경선에선 김두겸 전 울산 남구청장이 38.09%를 얻어 서범수 의원(현역 출마 5% 감산점 반영 27.19%),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33.32%)을 누르고 공천을 따냈다.
국민의힘은 23일 대구·강원·제주 지역 광역단체장 경선 결과를 발표한다.
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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