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눈을 감은 채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파행으로 끝난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정 후보자에 대한 사퇴론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4일 <불교방송>(BBS) 라디오에 출연해 “저희는 조국의 그림자도 밟으면 안 된다. 그게 정권교체를 해준 국민들에 대한 국민의힘의 도리”라며 “그렇기 때문에 정 후보자는 자진해서 사퇴해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지금 정 후보자를 보호하고 장관시켜주려고 정권교체 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아빠 찬스’ 논란을 빚은 정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할 경우, 자칫 ‘공정’을 강조해온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역시 ‘내로남불’이란 비판에 휘말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 후보자 건의 본질은 이해충돌, 이해상충 문제”라며 “아빠 친구가 아빠의 자식들을 얼굴과 이름이 공개된 채로 면접을 봤다는 건데 이게 이해충돌”이라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본인이 이해충돌되는 상황이면, 공익을 생각하는 분은 기피신청을 했어야 됐다”며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보기엔 공직 수행에 결격 사유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기에 대해 아무 반성 없이 ‘나는 특혜가 없었다’고 하면 국민들은 ‘윤석열 정부의 입장은 뭐냐’고 궁금해한다”며 “(윤 당선자는) 이런 불공정한 제도를 불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건지 국민들이 궁금해하고 여기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자는 전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도덕적, 윤리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며 자진 사퇴를 거부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저녁 7시께 “청문회가 아닌 수사가 필요하다”, “더이상의 청문회는 의미가 없다”며 회의장을 떠났다.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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