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 배우자의 친구가 법무 담당 임원으로 있는 기업에서 한 후보자의 딸이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충북의 한 복지관에 노트북 25대를 기증하고 있다. 기증팻말에는 한 후보자의 딸이 대표로 있는 봉사단체 명의가 적혀있다. 노트북 기부 기업 누리집 갈무리
9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선 한 후보자 딸의 ‘엄마 찬스 봉사활동’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앞서 <한겨레>는 한 후보자 딸이 지난 2020년 11월 어머니 친구가 법무 담당 임원으로 있는 기업을 통해 보육원에 노트북을 기부했다고 지난 4일 보도했다. 이에 한 후보자 쪽은 “후보자의 딸이 기업에서 노트북 50대를 받아 딸 이름으로 기부한 것처럼 허위보도를 했다”며 <한겨레> 기자 3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그러면서 “해당 기업은 내규에 따라 공정한 심사 절차를 거치고 복지시설 측과 기증 절차를 협의한 후 직접 기업 명의로 기증한 것이었고 후보자의 딸 이름으로 기증이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오마이뉴스>는 충북에 위치한 해당 보육원이 지난해 낸 소식지를 입수해 2020년 11월 기업 쪽과 보육원 관계자가 ‘기증’이라고 적힌 팻말을 든 기념사진이 행사 기념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팻말에는 ‘교육용 노트북 25대 지원’이라는 글자와 함께 ‘후원처: ○○○’로 기증 기업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 바로 아래에는 ‘교육봉사: Piece of Talent 봉사단'이라고 적혔다. 이 단체는 한씨가 대표로 있는 단체이다. 행사 사진에서 한씨가 대표로 있는 단체가 노트북을 기증하는 쪽으로 등장한 것이다. <오마이뉴스>는 보육원 소식지에도 “POT 봉사단의 연계로 화상수업에 필요한 노트북 25대”를 지원받았다는 내용이 등장한다고 보도했다.
이날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에서 해당 기사를 언급하며 “후보자 딸의 동아리 이름이 기념 사진에 그대로 찍혀 있다. 이 기부가 후보자 딸과 동아리의 활동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했다”며 “이런 기부 행위가 정상적인 기부행위냐. 배우자와 (해당 기업) 임원이 같은 (대학 학과) 동문이어서 기부해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물었다. 이에 한 후보자는 “아동 시설에서 노트북이 부족해서 자신의 노트북을 구해서 주다가, (해당) 기업에서 폐기 처분할 불용 용도 노트북을 기증한 것이다”며 “문제될 것이 아니고 장려해야 한다. 폐기 처분될 것들이 영어 공부 취약계층 쓰이면 좋은거 아닌가”라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해 노트북을 기부한 해당 기업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노트북 50대 중 25대가 충북에 위치한 보육원으로 전달됐다”며 “컴퓨터 기증식 사진에 등장한 팻말은 우리가 만든 것이 아니라 보육원에서 만든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환봉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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