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약식회견을 하고 있다. 2022.08.29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의 거듭된 회담 제안에 “여야가 경쟁도 하지만 국익과 민생을 위해 하나가 돼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이 신임 대표와의 만남을 포함한 야당과의 협치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야당을 포함해 국회와 함께 일해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늘 그런 말씀을 드렸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표가 전날 당대표 수락 연설에서 “국민의 삶이 단 반 발짝이라도 전진할 수 있다면 제가 먼저 나서 정부여당에 적극 협력하겠다”며 회담을 제안한 데 이어 이날도 같은 제안을 했지만, 원론적인 답변만 한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그동안 여야 지도부 면담과 관련해선 언제든지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씀드린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여야 지도부 면담’이란 표현을 사용해 이 대표와의 ‘단독 회담’ 제안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윤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함께 만나는 회동 협의 가능성은 열어둔 것이다. 하지만 회동은커녕 이날까지도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통화 계획도 정해지지 않았고, 이 대표가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하게 되면서, 이진복 정무수석의 예방은 하루 연기됐다.
대통령실 쪽에서는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단독 회동을 그리 썩 내켜하지 않는 듯한 분위기다. 두 사람이 대선 때 0.73%포인트 격차로 승부가 엇갈릴 만큼 치열하게 경쟁했던데다,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30%대로 하락한 상황에서,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그림을 만들어야 도움이 될 게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이 대표만 따로 만나 (서로) 같은 급으로 비춰 이 대표에게 굳이 힘을 실어줄 필요가 없다”며 “대통령이 협치 차원에서 여야 대표단 회동을 하는 게 자연스러운 구도”라고 말했다.
배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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