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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집중 타격 대상’ 유승민의 선택은?

등록 2022-10-14 19:36수정 2022-10-14 22:10

[한겨레S] 다음주의 질문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이 지난달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이 지난달 29일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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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가처분 리스크’를 벗어난 국민의힘 지도부가 안정권에 접어들자마자 내년 2월께로 예상되는 차기 당권주자 간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미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김기현·안철수·조경태 의원 외에도 윤상현 의원, 유승민 전 의원에 권영세 통일부 장관까지 자천타천으로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당내에선 특정 후보에 대한 뚜렷한 지지 흐름이 형성되지 않는 가운데 한가지 눈에 띄는 현상이 나타난다. 당권주자들이 당대표 출마 의사도 밝히지 않은 ‘유승민 저격’에 열을 올린다는 점이다. 가장 일찍 당대표 선거를 준비해온 김기현 의원은 12일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각을 세운다거나 윤 대통령과 계속해서 트러블을 만든다거나 해서 과연 당이 국민에게 지지받을 수 있겠느냐?”고 직격했다. 유 전 의원이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에 “막말보다 더 나쁜 게 거짓말”이라며 쓴소리를 내놓은 것을 겨냥한 것이다.

다른 당권주자들의 공세도 거세다. 윤상현 의원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의 ‘식민사관’을 비판한 유 전 의원에 대해 “그야말로 가관”이라며 “누가 보면 야당 강경파 정치인인 줄 알겠다”고 쏘아붙였다. 13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장관급)으로 내정되기 전까지 유력한 당권주자로 거론되던 나경원 전 의원도 최근 페이스북에 “정권 초기부터 이준석 전 대표는 대통령을 양두구육이라며 흔들어대더니, 이제 유 전 의원이 뒤를 잇는가 보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이 유 전 의원의 메시지에 ‘무시’가 아닌 ‘저격’으로 대응하는 이유는 최근 유 전 의원이 ‘배신자’ 낙인이 찍힌 대구·경북 지역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당권주자 가운데 유일하게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고 나서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유 전 의원에 대한 위기감이 작동하는 것이다. 유 전 의원과 반대로 텃밭인 대구·경북에서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은 국정감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무리하게 대구·경북 현장 비대위까지 진행하며 지지층 결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유 전 의원은 당대표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안팎에선 유 전 의원의 당권 도전이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당내 기류 변화도 감지된다. 지난달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에서 주호영 당시 후보가 ‘윤심’을 내세우며 대세론을 형성했지만 결국 42표의 ‘반란표’를 막지 못한 것은 ‘윤석열 바라기’에 지친 여당 의원들의 속내가 드러난 사건이었다. 여당 안에서는 이후에도 ‘비속어 논란’과 ‘외교 참사’ 등 계속되는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 대해 답답해하는 분위기가 꾸준히 형성되고 있다.

그러나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 특히 당원 70%, 일반 국민 30%이라는 전당대회 룰이 아직 당원 지지에서 밀리는 유 전 의원의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하는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유 전 의원에 대한 지지가 불붙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선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계속 하락할 경우 유 전 의원에게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중도보수의 색채가 있으면서 윤석열 정부의 잘못된 점들을 비판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전당대회에 출마할 경우 의미 있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송채경화 정치팀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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