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이 지난 9월 오전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의힘 전당대회(3월8일) 출마 여부를 두고 장고를 이어가고 있다.
유 전 의원은 설 연휴를 앞둔 지난 20일 “올해는 민생 경제의 어려움이 어느 해보다 큰 상황이라 마음이 더 무겁다”며 “먹고 살기가 어려운 모든 분들께 따뜻한 위로를 드리고 새해 우리 정치가 민생을 해결하고 경제를 살리는 역할에 충실하기를 기대한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지난 11일 대구에서 한 언론 간담회에서 “(국민의힘 당대표가) 제 정치적 소명이 맞느냐에 대해 스스로에게 묻고 있고 확신이 들면 결심을 밝히겠다”고 밝힌 것을 끝으로, 열흘 넘게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페이스북으로만 간간이 메시지를 내놓으며 고민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당 안에선 대체로 유 전 대표가 결국 당대표 출마를 포기하지 않겠냐고 보는 분위기다. 당대표 후보 등록(2월2~3일)이 열흘밖에 남지 않았지만, 유 전 의원 쪽에선 선거 캠프를 꾸리는 등 가시적인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는 것도 이런 전망을 부추긴다. 특히 ‘유승민계’로 분류됐던 강대식·김병욱·신원식 의원 등은 지난 17일 나경원 전 의원을 규탄하는 초선 의원들의 공동 성명서에 이름을 올려 “대통령을 흔들고 당내 분란을 더 이상 야기해서는 안된다”는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다. 신 의원의 경우, 아예 언론을 통해 “(유 전 의원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이들이 ‘유승민 색깔 빼기’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친윤(친윤석열계) 대 반윤’ 구도가 심화되면서, 유 전 의원의 출마는 여전히 살아있는 카드란 평가도 나온다. 유 전 의원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당 대표 적합도’ 1위를 기록하는 등 영향력이 여전한 만큼, 후보 간 전략적 제휴 가능성도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한 초선 의원은 24일 <한겨레>에 “나경원·유승민 두 사람이 동시에 출마할 경우 한 사람만 나오는 것보다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며 “흥행몰이를 통해 결선에서 뒤집으려고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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