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안철수 당 대표 후보(오른쪽)와 황교안 당 대표 후보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통령실 행정관 단톡방 김기현 지지' 논란 관련 공동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7일 안철수·황교안 당대표 후보가 ‘울산 땅투기 의혹’과 ‘대통령실 행정관 전당대회 개입 논란’을 고리로 ‘윤심’ 주자인 김기현 후보 사퇴를 외치며 공동전선을 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하며 결선투표 여부가 관건이 된 상황에서, 선거전이 막판까지 ‘후보 사퇴 촉구’ ‘고발전’ 카드 등 진흙으로 얼룩졌다.
안 후보와 황 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울산 땅투기 의혹과 대통령실 행정관 선거 개입 의혹은 전당대회가 끝난 후라도 반드시 진실이 규명되어야 된다”며 “김 후보는 이 두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전당대회가 끝난 후라도 (이 두 의혹은) 반드시 진실이 규명돼야 하며 그것만이 당의 균열을 수습하고 내년 총선의 승리를 이룰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 쪽은 기자회견 뒤 ‘대통령실 행정관이 김기현 후보 지지 활동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해당 행정관의 상관인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기도 했다.
황 후보는 기자회견 뒤 페이스북에 “만약 사퇴하지 않는다면 우리 두 사람은 함께 강력한 대여투쟁을 진행할 것”이라며 “이번 전당대회에서 일어난 불법 선거와 대통령실 행정관의 선거 개입에 대하여 모든 증거들을 가지고 함께 싸우겠다”고 밝혔다. 황 후보 쪽 관계자는 “이대로 전당대회가 끝나서 김기현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대통령실과 김기현 체제 여당을 향해 계속 투쟁하겠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결이 다른 두 사람이 전당대회 투표 마지막날 나란히 기자회견장에 서 김 후보 사퇴를 촉구한 것은, 일단 김 후보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하는 것만큼은 막아보자는 데 의기투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마무리된 전당대회 투표는 역대 최고치인 55.1% 투표율로 집계됐다. 8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전당대회장에서 발표되는 결과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10~11일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안 후보와 황 후보는 일단 차후 결선투표에서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말을 아꼈지만, 두 캠프의 관계자는 “두 사람이 공동 성명서를 냈으니 사실상의 연대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 후보 쪽은 안·황 후보의 사퇴 압박에도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자신하며 대세에 지장이 없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와이티엔>(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기현에게 확실하게 힘을 실어주자라고 하는 것이 현장에서 굉장히 강한 정서로 느껴진다고 하는 보고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당 안에서도 ‘어대현’(어차피 대표는 김기현)이란 분위기가 우세하다. 다만 김 후보가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못 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들의 행태에 대한 당내 반발이 확인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김 후보는 물론 윤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것이란 말이 나온다. 당 안에선 김 후보가 1차 투표에서 ‘압도적 과반’을 득표하지 못한다면, 최종적으로 대표가 되더라도 제대로 된 리더십을 세우기 힘들 것이란 말도 벌써부터 나온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윤 대통령의 전폭적 지원 속에서도) 김 후보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한다면 당원들에게 크게 확신을 주지 못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8일 열리는 전당대회에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7년 만에 참석하며 ‘당정 화합’을 강조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투표 결과가 발표되기 전에 자리를 뜰 것으로 알려졌다.
송채경화 김해정 오연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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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김해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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