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치러진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를 두고 “(당을) 윤석열 사당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8일 밤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민주공화국 헌법이 3권 분립을 천명한 까닭은 무엇입니까. 견제와 균형으로 폭정을 막기 위함”이라며 “행정부의 책임자인 대통령이 입법부인 여당 의원들 위에 군림하는 것은 3권 분립을 파괴하고 폭정의 길을 여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지난 8개월 동안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을 말살하여 마침내 국민의힘을 대통령 1인이 독점하는 ‘윤석열 사당’으로 만들었다”며 “오늘부터 공천 협박이 사실상 시작되고 민주정당의 건전한 경쟁과 비판의 목소리는 듣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당대회 결과 윤 대통령의 노골적인 밀어주기에 힘입어 당선된 김기현 대표는 물론이거니와 최고위원들마저 ‘친윤’ 일색으로 채워진 것에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당내에선 벌써부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이철규 의원이 내년 총선 공천 실무를 맡을 사무총장으로 거론되고 있다.
유 전 의원은 “그러나 아무리 당을 지배해도 국민의 마음까지 권력으로 지배할 수는 없다”며 “오늘 이 순간부터 국민의힘이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권력의 오만을 용납하지 않는 민심이다”라고 썼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