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귀국 오전중 면담…여당도 “사퇴 공식 건의”
‘3.1절 골프’ 고발 사건 중앙지검 형사1부 수사
‘3.1절 골프’ 고발 사건 중앙지검 형사1부 수사
노무현 대통령은 아프리카 세 나라 순방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14일 오전 이해찬 국무총리와 면담하고, ‘3·1절 골프’ 파문과 관련한 이 총리의 거취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이 총리는 노 대통령에게 총리직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최인호 청와대 부대변인은 13일 기자들에게 “노 대통령이 14일 아침 귀국한 뒤 청와대에서 이 총리, 수석보좌관 등과 함께 귀국인사를 겸해서 차를 함께 드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여권 관계자들은 “이 총리가 총리직을 사퇴하겠다는 뜻을 굳혔으며, 노 대통령이 귀국하는 대로 이런 의사를 전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이 총리는 지난주말 열린우리당 의원들과의 전화통화에서 “총리직에 대한 마음을 비웠으며, 대통령이 귀국하면 시간을 끌지 않고 사퇴 의사를 밝히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총리의 거취와 관련한 노 대통령의 최종 결정은 조금 늦어질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노 대통령은 이 문제와 관련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며 “총리의 사퇴 여부가 바로 결정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은 13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이 총리의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노 대통령 귀국 직후 공식적으로 전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바닥의 민심과 당 의원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최종적인 당의 뜻을 청와대에 전달하기로 했다”며 “대통령 귀국 이후 정동영 의장과의 면담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국무총리실 확대간부회의에서 “지난 3월1일 제가 사려깊지 못한 처신을 해서 열흘 동안 연일 언론에 관련된 기사가 보도됐기 때문에 국민들에게도 죄송스럽고, 총리실에서 열심히 일해 온 간부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거듭 사과 뜻을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좀더 신중하고 사려 깊은 행동을 해야겠다는 것을 절감한다”며 “상황이 그렇더라도 우리가 맡고 있는 직무가 매우 중요하므로 차질 없이 국정 정책이 수행될 수 있도록 관리를 잘 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오는 17일로 예정된 경기 이천시 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방문계획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이 총리의 3·1절 골프 파문을 형사1부(부장 정병두)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김영철 1차장 검사는 “사회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중요 사건’인 점을 감안해, 정병두 형사1부장을 주임검사로 지정했다”며 “일단 한나라당이 고발한 뇌물수수 혐의를 먼저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영남제분의 밀가루 담합이나 주가조작 사건이 각각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고발되면 병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알제/김의겸, 임석규 김태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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