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닮았나?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와 한명숙 총리 후보자(오른쪽)
24일 총리로 내정된 한명숙(62) 열린우리당 의원과 ‘꼭 닮은 사람’이 있다. 독일의 첫 여성 총리인 앙겔라 메르켈(52)이다.
두 사람의 ‘이력서’에는 민주화 운동과 여성(청소년)부 장관, 환경부장관, 당 고위 간부 등 비슷한 경력들이 씌어 있다. 순서까지 똑같다.
메르켈 총리는 옛 동독 민주화운동 단체인 ‘민주개벽’에 가입해 활동했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뒤 91년 콜 총리의 발탁으로 여성청소년부 장관이 됐고, 94년에는 환경부장관에 올랐다.
한 의원은 젊은 시절을 민주화 운동과 여성운동에 바쳤다. 김대중 대통령에 발탁돼 2000년 16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됐으며, 2001년 초대 여성부장관에 이어 2003년 환경부장관에 올랐다.
본격적인 ‘정치’ 행로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측면이 있다.
메르켈 총리는 98년 기민당 최초의 여성 사무총장에 올랐으며, 2000년 4월 기민당 최초의 여성 당수가 됐다. 지난해 9월 총선에서 승리를 거둔 뒤 같은 해 10월 우파 정당인 기민당, 좌파 성향의 사민당 등과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데 성공하면서 독일 총리로 선출됐다.
한 의원은 지난해 4월 열린우리당 전당대회에 출마해 꼴찌를 했으나, 여성우대 조항에 의해 당 지도부인 상임중앙위원(현 최고위원)이 됐다. 내각제인 독일에서 메르켈이 총리에 뽑힌 것과 달리,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총리에 임명됐다.
이미지는 어떨까? ‘독일판 철의 여성’으로 불리는 메르켈 총리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처럼 우파 정치인이며, 결단력이 과감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 의원은 온유하고 합리적인 성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메르켈 총리는 통일 독일 이전의 서독 지역인 함부르크에서 태어났지만, 곧바로 동독으로 옮겨 살았다. 한 의원은 평양에서 태어나 5살때 부모와 함께 월남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메르켈 총리는 통일 독일 이전의 서독 지역인 함부르크에서 태어났지만, 곧바로 동독으로 옮겨 살았다. 한 의원은 평양에서 태어나 5살때 부모와 함께 월남했다.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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