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여론조사] 전체 평가·지지도에선 예상 경쟁자 크게 앞서
5·31 서울시장 선거의 승부는, 현재로선 ‘투표율’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한겨레>가 29~30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 의사를 밝힌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한나라당 후보들보다 경쟁력이 높았지만, 막상 적극적 투표층에선 우위가 역전됐기 때문이다.
강 전 장관은 이번 조사에서 인지도와 지지도, 인물 평가, 가상대결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을 크게 앞질렀다. 정당을 떠나 인물만을 평가한 항목에서도 강 전 장관은 32.7%의 지지율를 보이며 맹 전 의원(10.0%), 홍 의원(8.7%), 박진 의원(4.1%), 박계동 의원(2.4%) 등을 월등하게 따돌렸다. 특히 그는 인지도도 95%에 이르렀다.
그렇지만 반드시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유권자들만을 떼어놓고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강 전 장관은 적극적 투표층에서 맹 전 의원에게 9.6% 포인트 뒤졌으며, 홍 의원에게도 0.8%포인트 뒤지며 박빙의 혼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왔다. 이번 조사에서 적극적인 투표 참여 의사를 밝힌 응답자는 52.6%로, 지난 2002년의 지방선거 투표율 48.9%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번 조사의 투표율이 5월31일 투표에 대체로 이어진다면 강 전 장관이 한나라당 후보들에게 패할 수 있는 셈이다.
연령별로 봐도 강 전 장관은 투표율이 낮은 20대, 30대에서는 맹 전 의원을 눌렀지만 투표율이 높은 40대와 50대, 60대 이상에서는 맹 전 의원에게 뒤졌다.
5명의 인물이 서울시장 후보로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한나라당의 서울시장 후보 선호도는 맹형규 전 의원 18.1%, 홍준표 의원 17.1%로 ‘난형난제’의 양상을 보였다. 이어 박진 의원 7.7%, 박계동 의원 4.2%, 권문용 전 강남구청장 3.1%의 지지율로 나타났다. 열린우리당에서는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49.1%, 이계안 의원 10.5%로 강 전 장관이 압도적인 우세였다.
서울시장을 선택하는 기준으로는 ‘후보의 인물 됨됨이와 자질’을 꼽은 유권자(53.7%)가 가장 많았고, ‘정책과 비전’(38.4%), ‘소속 정당’(6.9%) 등의 순이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