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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리더십 부재’ 엎친데 ‘자신감 상실’ 덮쳐

등록 2006-05-08 08:39수정 2006-05-08 11:12

한나라당 지방선거 공천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 정동영 열린우리당 당의장이 지난 4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우측은 한나라당의 공천 잡음 지역을 표시한 지도. (서울=연합뉴스)
한나라당 지방선거 공천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 정동영 열린우리당 당의장이 지난 4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우측은 한나라당의 공천 잡음 지역을 표시한 지도. (서울=연합뉴스)
[진단] 여당 무기력증 왜?

언제부터인가 기자들은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민생현장 방문’을 잘 취재하지 않는다. ‘뉴스’가 없기 때문이다. 정 의장은 7일 오전 노숙자 쉼터 은평마을을 찾았지만, 역시 기자들은 별로 가지 않았다. 정 의장은 이날 아침 당사 기자실에 두 개의 글을 돌렸다. ‘어버이날을 맞으면서’와 ‘어머님의 일주기 제사를 모시고’다.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호소력 있게 담았다. 하지만 그 뿐이다. 5·31 지방선거를 앞둔 긴박감은 없다.

진대제 경기지사 후보는 가득이나 어려운 판에 경기 선관위에 의해 고발을 당했다. 지난달 25일 정강·정책 방송연설이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것인데, 진 후보 쪽은 “중앙당의 사전검증을 거쳤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중앙당이 망가져 있다는 얘기다.

정 의장은 지난 4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공천 장사하고 매관매직한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끄떡없는 것은 그야말로 마술”이라며 유권자들의 ‘분노’를 촉구했다. 잘못된 진단이다. 정 의장은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이유를 먼저 찾았어야 옳다.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는 “가장 큰 적은 우리 안에 있다”고 말했다. 옳은 진단이다.

열린우리당이 무기력증에 빠진 원인은 뭘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정동영 의장의 ‘리더십 부재’다. 지금 열린우리당 안에는 ‘정동영의 사람’이 없다. 김한길 원내대표, 정세균 장관, 이강래 의원은 정동영 의장과 ‘파트너십’의 관계를 맺고 있을 뿐이다. 염동연 사무총장, 이광재 전략기획위원장은 ‘노무현의 사람’이다.

과거 국민회의와 민주당 시절 열정과 실력을 갖춘 고참 당직자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상당수가 당을 떠났다. 그 공백을 젊은 당직자들이 충분히 메우지 못하고 있다. 전략 참모들이 부족한 것이다. 당의장과 원내대표로 이원화되어 있는 당 구조도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 2월 전당대회에서 당의장의 권한이 강화됐지만, 아직도 당 정책위원회는 원내대표의 영향권 아래에 있다. 당의장은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정 의장은 어쩌면 당에서 별로 할 일이 없기 때문에 ‘민생 투어’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익명을 요구한 중진 실세는 이런 진단을 내렸다. “가장 큰 문제는 자신감의 상실이다. 2002년에도 그랬는데, 그 때는 노무현이라도 있었다. 지금은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열린우리당의 창당 목표인 ‘정치개혁’을 어느 정도 이루고 난 뒤, 그 다음 단계로 ‘사회 민주적 개혁’의 목표를 세우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진단도 있다. ‘철학의 부재’라는 것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이념과 계층을 대변하지 못하는 한국 정당의 본질적 한계를 거론하는 사람도 있다.

요즘 열린우리당 사람들은 “지방선거 이후에 판을 흔들 수 있는 계기가 올 것”이라는 ‘무책임하고 막연한 기대’를 위안으로 삼아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다. 지방선거는 포기한 듯하다.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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