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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여 공식적으론 “상견례 차원 자연스런 대화”
김 의장 최근 비판적 발언…정책 견해차 드러낼수도
김 의장 최근 비판적 발언…정책 견해차 드러낼수도
계급장 떼고 할말 할까
5·31 지방선거 참패 이후 관계가 소원해진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29일 만난다. 여당에 김근태 의장 체제가 들어선 뒤 첫 만남으로, 당의 비상대책위원들도 참석한다.
이날 회동의 최대 관심은 지방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정책의 일관성 유지에 무게를 둔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와 여당의 총체적 반성을 통한 활로 모색을 추진하는 김 의장이 무슨 얘기를 주고받을 것인지다. 두 사람이 ‘계급장을 떼고’ 격론을 벌일 경우 당·청 관계가 새 국면으로 접어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당과 청와대의 공식 반응은 “특별할 게 없다”는 쪽이다.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은 28일 “당 지도부 초청 인사인 만큼 자연스런 대화를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고, 우상호 열린우리당 대변인도 “당 지도부가 출범하면 늘 해온 상견례 차원의 만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에서는 김 의장이 노 대통령에게 ‘할말은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 의장은 지난 9일 취임 이후 노 대통령에 대해 정중하지만 신랄한 말을 쏟아내왔다. 부동산 정책 보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신중한 접근, 대북송금 특검의 부적절성, 대연정 실패론 등 노 대통령과 생각이 다른 지점들을 분명히 드러냈다. 김 의장의 핵심 참모들은 “청와대 회동에 대비한 보고서를 올리자 김 의장이 ‘내가 책임지겠다. 나에게 모두 맡겨달라’며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장의 핵심 측근 인사는 “김 의장은 그동안 의원·지방선거 출마자들과 만나 들은 얘기를 그대로 대통령에게 전할 것”이라며 “취임 뒤 언론에 밝혀온 내용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참모는 “당·청의 공동운명체론을 강조할 것”이라면서도 “임기 하반기인 노 대통령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서민경제를 살려야 할 의장 사이에 정책적 견해차가 있을 수 있다는 점과 함께, 가능하면 당의 입장을 존중해주기 바란다는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이해찬 총리 경질과 장관 차출 등 여당 쪽의 요구를 들어줄만큼은 들어줬다고 인식하고 있는 노 대통령이 김 의장의 요구대로 국정운영 기조를 바꿀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결국 29일의 만남은 당·청 관계 재설정의 기로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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