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일본의 북핵 6자 회담 수석대표들이 26일 서울에서 6자 회담 재개와 회담의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한 방안을 협의한다. 이번 협의는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방북에 이어 열리는 것이어서 북한 외무성 성명 이후 경색된 국면의 전환 여부를 가름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3국은 중국이 알려온 왕 부장의 방북 결과를 토대로 현 상황을 평가하고 이후 대응책을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한이 제시한 6자 회담 참가 조건에 대한 분석을 공유하고, 회담을 조기에 재개하기 위해 북한을 설득하는 방안을 집중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왕 부장을 통해 여건이 성숙하면 6자 회담에 참가할 것이라며, 이를 위한 미국의 믿을 만한 성의와 행동을 요구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은 회담에 앞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철회 의사를 확인하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미국의 북한에 대한 인식과 관련된 매우 근본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중국은 북한의 합리적인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는 견해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한·미·일은 북한의 조건 없는 복귀와 회담장에서 이런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점접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협의의 핵심은 북한에 ‘기회의 창’이 열려 있음을 알리고 그창으로 들어올 것을 설득하는 방안을 찾는 일이 될 것”이라며 “그창을 넓히는 문제는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협의에는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주한 미국대사인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내정자, 사사에 겐이치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참석한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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