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방위사업청장. 사진 문화방송 촬영
어제 윤국방 면담 뒤 방미 취소
김정일 방위사업청장이 돌연 사퇴하기로 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김 청장이 이날 윤광웅 국방장관을 만나 사퇴 의사를 밝혔다”면서 “김 청장은 애초 이달 말까지 근무할 생각이었으나 갑자기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19일 기자회견을 열어 거취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18일 오후 군 최초 통신위성인 ‘무궁화 5호’ 로켓 서명식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려다 이날 오전 윤 장관을 만난 뒤 갑작스럽게 방미를 취소했다.
김 청장은 지난 4월 말 말레이시아 방위산업전시회 출장 중 일정을 하루 연장해 국내 방산업체 관계자 및 현지 업체 인사와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나 청와대 조사를 받은 바 있어, 사의 표명과의 관련 여부가 주목된다.
김 청장은 “실무자 착오로 비행기 예약을 잘못해 귀국이 하루 연기된 상황에서 방위산업 증진 차원에서 골프를 친 것으로, 청와대 조사에서도 문제없는 것으로 처리됐다”고 지난달 말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충분히 해명이 안됐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골프말고 다른 이유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도 “일주일 전부터 사퇴설이 군 안팎에서 흘러나왔다”며 “골프 건과 관련해 알려지지 않은 무언가가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청렴위는 지난 3월 이해찬 총리의 골프 파문 이후 업무 관계자와 골프를 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고, 지난달부터 각 부처는 구체적인 금지 대상과 항목을 정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의 사퇴 표명이 미국 보잉 E-737과 이스라엘 엘타 G-550 기종간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2조원대의 대형 전력증강사업인 조기경보통제기 사업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김 청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사의 표명을 결심하지 않았다”면서도 “내일이 되면 알텐데…. 조금만 기다려 달라.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이후 휴대전화를 꺼놓은 채 언론 접촉을 꺼렸다.
육사 29기인 이 청장은 사단장과 국방부 조달본부장을 거쳐 소장으로 예편한 뒤 지난해 8월부터 방위사업청 개청 준비단장에 맡았고, 올해 1월1일 방위사업청 개청과 함께 초대 청장에 취임했다. 김도형 기자, 신승근 기자 aip209@hani.co.kr
육사 29기인 이 청장은 사단장과 국방부 조달본부장을 거쳐 소장으로 예편한 뒤 지난해 8월부터 방위사업청 개청 준비단장에 맡았고, 올해 1월1일 방위사업청 개청과 함께 초대 청장에 취임했다. 김도형 기자, 신승근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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