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달리다 3위로 추락
정치 활로 못찾아 주춤
정치 활로 못찾아 주춤
고건 전 총리 ‘희망연대’ 출범
고건 지지율 추이는
고건 전 국무총리의 지지율에 빨간 불이 켜졌다. 그는 지방선거 이후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선두권에 들어있지만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이어 3위로 밀렸다.
그는 지난 2004년 총리직에서 물러난 이후 특별한 정당에 몸담지 않고도 2년 가까이 20% 안팎의 꾸준한 지지율을 유지히는 저력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내내 각종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도 부동의 1위를 달렸다.
지지율이 꺾이는 변곡점은 5·31 지방선거였다. 지방선거 이후의 조사에서 그의 지지율은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에 이어 3위로 뚝 떨어졌다. 간혹 2위로 올라서기도 했지만 3위로 나온 조사의 빈도가 더 많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그가 지방선거에서 별다른 정치적 구실을 하지 못한데다, 선거 이후에도 뚜렷한 정치적 활로를 찾지 못한 점을 원인으로 꼽는다.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그에 대한 지지율의 특징은 지역적으로 호남에 치중해있는 반면, 연령적으로는 특별한 지지기반이 없다는 점이다. 호남이라는 지역적 근거지는 있지만 세대적으로는 열렬한 지지층이 없다는 얘기다.
〈한겨레〉가 지난 12일 리서치플러스에 맡겨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봐도 이런 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그는 호남에서는 22.4%의 지지율로 다른 주자들을 모두 제쳤다. 하지만 수도권에서는 24.3%를 기록한 이 전 시장이나 16.4%의 지지율을 보인 박 전 대표에 미치지 못했다. 연령적으로도 이 전 시장은 40대 남성층에서 38.8%의 높은 지지율을 얻었고 박 전 대표도 20대와 50대 여성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얻었지만, 고 전 총리는 연령에 따른 지지율의 편차가 별로 없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고 전 총리의 지지율이 대선을 앞두고 숨가쁘게 전개될 현실 정치판에서 그가 담당할 정치적 역할과 연동돼 있다고 분석했다. 인물면에서는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현실 정치판에서 드러나는 그의 정치적 비중이 지지율 추이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임상렬 리서치플러스 대표는 “갈곳을 못찾고 있는 호남의 표심이 현재까지는 고 전 총리에게 몰려 있다”며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 등의 변수에 따라 그의 지지율이 오르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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