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오후 최규하 전 대통령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와 조문을 마친 뒤 빈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최규하 전대통령 빈소 이틀째 조문 행렬
빗방울이 내내 떨어진 23일에도 최규하 전 대통령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최 전 대통령의 하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진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날 낮 3시께 부인 이순자씨, 수행원 20여명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조문을 마치고 기자들 앞에 선 전 전 대통령은 “고인이 평소에 굉장히 섬세한 분이기 때문에 모든 걸 기록으로 남겼을 것”이라며 “머잖아 비망록이나 회고록이 세상에 공개되면 최 전 대통령의 하야 과정에 대해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밝혀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그는 ‘최 전 대통령이 끝내 침묵한 채 세상을 떠난 것이 고맙지 않으냐’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나라 안보상황이 어느 때보다 걱정스럽다. 고인이 재임 당시 외교에 큰 공을 세웠는데, 돌아가셔서 애석하게 생각한다”며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최흥순 최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고인의 회고록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회고록을 집필한다는 말씀을 듣지 못해 회고록이 있는지를 말하기 어렵다”며 “장례 절차가 끝난 뒤 유족들이 고인의 서재를 정리할 테고 비서실에서도 도울 예정이니 곧 확인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이날 오전 박재완 비서실장, 나경원 의원 등과 함께 빈소를 찾았다. 강 대표는 “최 전 대통령이 못다 한 국가안보, 경제발전의 뜻을 한나라당이 이어받아 국가에 봉사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오전에는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여러 국무위원이 빈소를 찾았고, 오후엔 이용훈 대법원장과 이만섭 전 국회의장, 워릭 모리스 한국 주재 영국대사 등 외교사절도 조문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정부중앙청사에서 한명숙 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최 전 대통령의 영결식을 26일 경복궁 앞에서 국민장으로 엄수하고 유해는 국립 대전현충원 국가원수 묘역에 안장하기로 결정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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