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를 국빈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20일 6·25 전쟁을 표현하면서 ‘내전’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캄보디아 프놈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우리가 옛날에는 식민 지배를 받고 내전도 치르고 시끄럽게 살아왔는데 대통령이 되어서 보니 여러 나라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킬링필드’로 상징되는 극심한 내전 과정에서 학살로 얼룩진 고통을 겪은 캄보디아에 살고 있는 동포들에게 “옛날에 식민 지배를 받던 나라가 다른 나라를 지원한 사례는 우리밖에 없다”고 자긍심을 일깨우는 과정에서 나왔지만, ‘내전’이란 표현이 일부 보수세력의 비판을 불러올 여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극심한 내전을 겪은 캄보디아를 염두에 두고, 우리가 동족 간에 전쟁을 치렀다는 의미로 그런 말을 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낮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열고 경제·통상, 개발협력 등 두 나라 사이의 실질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캄보디아 지방행정전산망 구축사업 시행 약정’ ‘고용허가 인력송출 양해각서’ ‘외교관ㆍ관용여권 비자 면제협정’ 등을 체결했다.
정부 관계자는 “장기적인 외교적 이익을 위해 우리 정부는 캄보디아에 3100만달러 규모의 무상 원조를 해서, 캄보디아 지방행정전산망 사업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997년 두 나라 간 외교관계가 재개된 뒤 한국 국가원수가 캄보디아를 국빈 방문한 것은 노 대통령이 처음이다. 캄보디아/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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