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지지율 하락 박근혜
친근 이미지 변신중
친근 이미지 변신중
“박근혜가 변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참모들은 요즘 기자들에게 심심찮게 이런 말을 한다. 박 전 대표에겐 ‘박정희·육영수의 딸’이라는 출신 배경에서 오는 ‘공주’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는 기자들과의 관계에서도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 그런 박 전 대표가 요즘 ‘스킨십 강화’에 나서기 시작했다.
변화는 이번 중국 방문 기간에 드러났다. 박 전 대표는 중국 방문 둘쨋날인 지난달 28일 아침, 숙소인 조어대를 기자들과 산책하며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다소 쌀쌀한 날씨에 “춥지 않냐”고 기자가 묻자, 그는 “내복을 입어서 괜찮다. 내복들 안 입느냐”고 대답했다. 30일 밤에는 예정에 없던 간단한 술자리를 기자들과 함께 하며 농담을 주고 받았다.
지난달 27일과 30일에는 각각 열차페리 구상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와의 면담 내용을 직접 브리핑했다. 기자들과 직접 만나는 걸 꺼렸던 그가 수행한 공보특보 2명을 제치고 직접 브리핑을 한 건 예전엔 쉽게 볼 수 없던 일이다.
변화 배경을 놓고 한 측근은 “박 전 대표가 원래 재밌고 친근한 사람인데 그런 모습이 잘 드러나지 않아 주변에서 조언을 많이 했다. 친근한 면모를 보여주라는 조언을 받아들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약점으로 꼽히는 ‘상대방과의 거리감’을 줄이려 스스로 노력하고 있다는 얘기다.
경쟁 상대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의 지지율 격차가 두달째 크게 벌어진 게 직접적 원인이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박 전 대표는 공식적으로는 “아직 국회의원으로서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대선 행보는 내년에나 시작하겠다”고 말한다. 측근들도 “지지율 때문에 초조해하는 건 주변이지, 박 전 대표 본인은 담담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중국 방문에 앞서 몇몇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같이 가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의원들을 만나 “도와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누구에게 부탁하는 일이 좀처럼 없는 그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친박’으로 분류되던 의원들이 이 전 시장 쪽으로 돌아서고 지지율도 계속 떨어지면서 박 전 대표가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거리 좁히기’에 나선 것도 그런 맥락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조어대 연못의 백조를 보고 “백조가 참 우아하죠?”라고 말했다. 그 자신은 이제 우아함을 벗어던질 때라는 걸 깨달은 것일까.
칭따오/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칭따오/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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