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전 총리(맨 왼쪽)가 24일 오후 서울 성동구 홍익동의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를 방문해, 이곳에서 제공하는 의료 서비스를 받으려고 기다리는 외국인 노동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종찬 선임기자 rhee@hani.co.kr
노 대통령 핵심 측근 “사회적 갈등 해소 못해”
고 전 총리쪽 “정치적 금도 넘었다” 반박
고 전 총리쪽 “정치적 금도 넘었다” 반박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청와대 관계자가 24일 “고건씨는 총리 시절 사회적 갈등 과제를 결단하지 못한 채 회의만 하면서 시간을 보낸 ‘위원회 총리’였다”고 고 전 총리를 정면 비판했다. 고건 총리 쪽은 “전혀 사실과 다른 얘기다. 정치적 금도를 넘고 있다”고 반박했다.
노 대통령의 민주평통 발언을 계기로 시작된 청와대와 고건 전 총리 쪽의 공방이, 고 전 총리의 자질론까지 거론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청와대의 노 대통령 핵심 측근인사는 이날 “고건 총리 재임 시절, 부안 핵폐기장과 행정수도, 사패산 터널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더욱 악화됐다. 이런 사회적 갈등을 해결한 이는 고건이 아닌 이해찬 전 총리였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노 대통령이 고건씨를 초대 총리로 발탁한 것은 이념적, 정치적 대립을 해소하는 중재자 구실을 해 달라는 뜻이었는데, 그런 구실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고 전 총리 캠프의 김덕봉 전 총리 공보수석은 고 전 총리가 사회적 갈등 사안에서 결단을 내리지 않았다는 건 “사실과 다른 얘기”라고 반박했다. 그는 “고건 총리가 새로운 (갈등) 조정기구를 건의했고 노 대통령이 받아들여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를 만들었다. 고 총리가 매주 두차례씩 사회갈등 현안을 놓고 의견을 조율했다”고 반박했다. 고 전 총리 캠프의 민영삼 공보팀장은 “청와대가 정치적 금도를 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지난 23일 “나는 그를 나쁘게 말한 일이 없다. 사실을 제대로 확인해보지 않고 나를 공격하니 참으로 유감스런 일이다. (고 전 총리가) 사과라도 해야 할 일이다”라며 전날 자신을 ‘자가당착’이라고 공격한 고 전 총리를 비판했다. 고 전 총리도 “일반 국민들이 무슨 뜻으로 들었는가가 중요하다”며 노 대통령 발언을 다시 반박했다. 신승근 이지은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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