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정치 정치일반

노대통령-DJ ‘여권 진로’ 엇갈린 시각, 왜

등록 2006-12-26 19:25

노무현 대통령. 연합뉴스
노무현 대통령. 연합뉴스
정치적 기반 차이가 재집권 전략차로
호남 지지층 복원없이 정권 재창출 전략은 한계 DJ ‘통합’에 힘실어
‘통합신당=지역주의 회귀’ 결국 재집권·개혁 둘다 놓쳐 노 “개혁세력 결집부터”

여권의 진로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각엔 천길 낭떠러지가 놓여 있다. 통합만이 살길이라는 전직 대통령과, 통합은 ‘지역주의 회귀’라는 현직 대통령의 상반된 해법에서 어중간한 절충점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 당내 지루한 논쟁도 두 사람의 ‘지침’ 가운데 어느쪽을 선택할 것이냐의 문제와 결부돼 있다.

김 전 대통령이 지난 25일 “민주당이 갈라선 것은 큰 불행이었다. 이제 다시 또 결심할 때가 됐다”고 말한 것은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는 메시지이지만, 동시에 노 대통령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담겨 있는 것 같다. 노 대통령이 최근 통합신당 추진을 ‘지역주의 신당’이라고 거듭 비난한 데 대한 ‘디제이식 응수’다.

두 사람의 상이한 해법엔 일차적으로 재집권 전략에 대한 시각 차가 투영돼 있다. 김 전 대통령은 먼저 ‘전통적 지지층’을 복원한 뒤 개혁세력을 끌어들여야 한다는 수순을 제시하고 있다. 여권의 전통적 지지층은 누가 뭐래도 호남이다. 결국 호남 지지표를 끌어담을 수 있는 단일한 그릇을 만든 연후에 세력 확장을 도모하라는 게 김 전 대통령의 충고다.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까지 놓칠 수 있다’는 경고다.

김대중 전 대통령. 연합뉴스
김대중 전 대통령. 연합뉴스
반면, 노 대통령은 개혁세력을 먼저 아울러서 지역주의 정당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 이후에 호남 세력을 포괄하자는 접근법을 제시한다. 지금 통합신당을 하자는 건 결국 호남세력과의 결합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는 지역정당 회귀로 인식돼 오히려 다수 국민들의 지지를 얻을 수 없고 결과적으로 재집권에도 실패할 것이라는 비판이다. 산토끼 없이 집토끼만으론 승리할 수 없다는 셈법이다.

두 사람의 다른 해법은 각자의 정치적 처지와 지역기반, 정치적 생존을 위한 활로와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노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영남에 기반하고 있다. 가까이 있는 주변 인물들이 대부분 영남 출신이다. 여권의 진로가 통합신당 추진 쪽으로 결론이 나면 노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최고 브랜드인 ‘지역주의 극복’이라는 기치에도 흠집이 난다. 퇴임 이후의 정치적 영향력 역시 반감될 게 분명하다. 정치권에서 노 대통령의 최근 행보를 퇴임 이후 구상과 연결짓는 것도 이런 시각에서다.

호남을 기반으로 대통령에 당선됐던 김 전 대통령 역시 호남의 주도력이 확보되지 않는 형태의 정치권 재편이 썩 달가울 리 없다.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 축소가 불가피한 까닭이다. 열린우리당 행로를 둘러싼 논쟁에서 주로 호남쪽 의원들이 통합신당 추진에 집착하는 반면, 노 대통령을 추종하는 ‘친노 그룹’이 강경하게 반대하는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사진 연합뉴스


노대통령-DJ 통합 관련 발언들
노대통령-DJ 통합 관련 발언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정치 많이 보는 기사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1.

‘부정선거 전도사’ 황교안, 윤 대리인으로 헌재서 또 ‘형상기억종이’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2.

선관위 “선거망 처음부터 외부와 분리” 국정원 전 차장 주장 반박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3.

오세훈, ‘명태균 특검법’ 수사대상 거론되자 ‘검찰 수사’ 재촉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4.

이재명 “국힘, 어떻게 하면 야당 헐뜯을까 생각밖에 없어”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5.

이재명, 내일 김경수 만난다…김부겸·임종석도 곧 만날 듯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