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경쟁력강화전략 연두회견때 말할 것"
노무현 대통령이 27일 고향인 부산을 찾아 “나더러 좀더 강력하게 하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강력하지는 않지만 할일은 다 했다고 감히 자부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 말고는 꿀릴 게 없다”고 말했다. ‘부산 북항 재개발 종합계획 보고대회’ 참석차 부산을 방문한 노 대통령은 지역인사 200여명과 함께 한 오찬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고향을 찾아 감정이 고양된 듯 “부산시민 여러분을 보니 반갑다. … 여러분이 나를 욕하는 건 참겠는데, 나 때문에 타박받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다. 부동산 시행착오 인정=노 대통령은 “정부 정책의 시행착오가 있었다면 제일 큰 게 부동산이다. 하지만 더 악화되지 않도록 반드시 (부동산을) 잡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번 3·30 대책을 해 놓고 이제 한 고비 넘었나 싶어서 한숨 돌리고 잠시 먼산 쳐다보고 담배 한 대 피우고 딱 돌아섰더니 사고가 터져 있었다”며 “그런데 큰 사고는 아니다. 금융시스템이나 경제 위기로 전이 안 되도록 타이트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또 “대통령에 대한 불신이 상당히 높지만 방폐장(방사능 폐기물 처분장), 용산(미군)기지 이전 등 우리나라에서 10년 이상 미뤄왔던 사업들을 참여정부에서 다 정리했다”고 주장했다. 언론에 드센 불신 표출=노 대통령은 이날 보수 언론, 보수 세력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는 데 대한 나름의 인식을 더덜없이 드러냈다. 그는 “독재정권은 바뀌었지만 정경유착, 권언유착 등 기존 체제의 특권과 유착은 존재했고, (나는) 특권을 가진 사람들끼리 손잡고 법 위에서 행세하는 반칙의 시대, 특혜의 시대를 청산하고자 했다. 특권을 갖고 있는 집단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내게 주어진 수단은 폭력도 없고, 국회에서 법을 마음대로 만들 수도 없고, 결국 결탁을 거부하고 부당한 공격에 항거하는 것뿐이다. 내가 왜 언론과 싸우는지, 무엇을 갖고 싸우는지 가만히 분석해 보라”고 말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나는 (언론과의 싸움에서) 진실하다고 본다. (언론은) 대안 없이 비판하지 말고 비판의 관점을 일관되게 가져라. 아침저녁으로 관점을 바꿔가며 (나를) 두드리지 말고, 할말을 똑바로 좀 하라”, “내가 막말을 잘한다. 실수도 많이 한다. 그러나 좋은 말도 많이 한다. 하지만 소용없다. 여기서 기분은 괜찮지만, 내일 신문을 보면 노무현 막말했다고 날 것이다. 나도 깜짝 깜짝 놀란다”고 말하는 등 언론 불신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이어 “나까지 (언론과) 손잡으라면 내일부터 손잡겠다. 그러나 내가 갖고 있는 모든 개혁과제를 포기해야 한다. 그래서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 이것 좀 이해해 달라”고 부탁했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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