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의장 “고건 지지층 되돌아올 것”

고 건(高 建) 전 총리의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호남민심의 향배가 주목되는 가운데 열린우리당 김근태(金槿泰) 의장이 17일 광주를 찾았다.

김 의장은 이날 한나라당을 `원조 무능세력'으로 규정하고, `반(反)한나라당' 결집을 위한 대통합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문화전당 홍보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광주에 오니 집 나갔다 돌아오는 느낌이 들고 용기를 얻고 돌아간다"고 소감을 밝힌 뒤 고 전 총리의 불출마에 대해선 "상당한 충격이며 반한나라당 전선과 대통합 전력에 상당한 손실"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고건 중도포기' 이후 호남 민심의 향배에 대해 "고건 지지층이 한나라당 대선주자로 이동했다는 것이 만약 사실이라면 궁극적으로 현명한 선택을 통해 (여권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고 전 총리에 대한 (호남의) 지지는 같은 동향이라서가 아니라 반한나라당 전선을 효과적으로 꾸리는데 지도자 역할을 해달라는 기대였다"며 "이를 바르게 계승하는 대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역설했다.

다만 그는 고건 불출마 이후 대선주자 득실 전망과 관련, `김 의장과 정동영(鄭東泳) 전 의장 중 누구에게 득이 되는가'라는 질문에 "그런 차원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이어 "이순신 장관의 말(若無湖南 是無國家. 호남이 없으면 국가도 없다)을 오늘 시대에 맞게 번역하면 호남이 없으면 오늘의 민주주의는 없다는 것"이라며 "대통합 신당은 한나라당에 정권을 넘길 수 없다는 결의와 판단을 모아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이 우리당과 참여정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해 (지지의) 마음을 철회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반성과 잘못을 인정하는데서 출발해 현재 대통합 신당을 주장하는 것"이라며 "원조 무능세력은 감히 말해 한나라당이고, 한나라당은 나라를 치욕적인 IMF 체제로 몰아넣었고 여전히 신자유주의를 고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고 전 총리의 역할이 사라진 상황에서 민주당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지만 단순한 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은 국민이 볼 때 적절한 방식이 아니다"며 "우리는 시민사회와 전문가 그룹의 리더십에 주목하고 필요하면 그들의 결단을 요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윤섭 기자 [e-mail] (광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