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연일 ‘새로운 지도자론’ 강조 눈길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5일 포항시 효자동 포항산업과학연구원에서 덩샤오핑의 예를 들어 ‘새로운 지도자론’을 설파했다.
정 전 총장은 ‘한국경제의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한 이날 강연에서 “지도자는 장기적으로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길이 무엇인지에 대해 큰 그림, 비전을 명확히 보여주고, 그를 위해 필요한 규칙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980년대 덩샤오핑은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부유하고 강력한 중국을 만들자는, 당시로서는 무모하리만큼 대담한 비전을 제시했다”며 새로운 지도자론의 예로 들었다.
정 전 총장은 이어 “(덩이) 모든 이익집단의 운명을 비전의 성공에 연계시켜 국가적 에너지를 결집했다”며 “원대한 비전으로 분열과 갈등을 잠재우는 동시에 모두가 노력하지 않을 수 없게 했다”고 말했다.
정 전 총장은 또 “한국 주식회사라고 불렸던 정부-대기업-금융의 삼각 조정 메카니즘의 빈 자리를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새로운 조정 메커니즘이 채우지 못해 우리 사회는 경제하려는 의지가 상실된 무기력한 사회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대해서는 “1990년대 종금사 사태나 2003년의 신용카드사 사태에서, 개방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시스템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개방과 경쟁의 확대 위험성의 교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전 총장은 “사회적 자본의 구축은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지만 아무리 가벼운 깃털도 쌓이면 배를 가라앉힐 수 있다”며 양극화 해소와, 경제의 선순환, 사회통합을 위한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포항/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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