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대선 및 18대 총선 주요 일정
대통령 취임 44일 뒤 총선
절박한 여권·불안한 한나라 의원들 ‘죽기살기’
절박한 여권·불안한 한나라 의원들 ‘죽기살기’
올해 말 17대 대선엔 내년 초 18대 총선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대선과 총선이 3개월20일 간격으로 잇따라 치러지면서 대선 승자가 총선까지 독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의원들도 정치생명을 걸고 대선에 뛰어들고 있다. 공천과 재당선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뒤쳐지는 쪽도, 앞서가는 쪽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필사적인 여권=2008년 18대 총선(4월9일)은 17대 대통령 취임식(2월25일) 44일 뒤다. 대선 끝나고 3개월 남짓 만에 치러지는 총선은 지리멸렬 상태인 여권 정치인들에게 공포에 가깝다. 대선에서 지면 국회의원 배지도 날아갈 것이라는 두려움 탓이다. 통합신당모임의 이강래 의원은 “대선과 총선의 시차가 워낙 적어 야당의 ‘정권심판론’이나 ‘견제론’이 먹혀들기 어렵다”며 “대선 승자가 총선에서 80% 이상을 휩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시나리오에 대한 불안감은 어떻게 해서든 판을 다시 짜야 한다는 절박감으로 이어진다. 열린우리당 집단 탈당의 배경이기도 하다. 민주당 사정이 복잡한 것도 총선에 대한 이해관계가 얽힌 탓이 크다. 원외 인사들은 민주당 간판을 달고 출마하기를 희망하며 ‘독자생존론’을 주장하는 반면, 현역 의원들은 통합에 좀더 무게를 두고 있다.
불안한 한나라당=한나라당 의원들은 ‘공천 물갈이’ 가능성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16대 총선 당시 윤여준 전 의원이 주도했던 ‘물갈이’ 흐름속에 이회창 후보 옹립에 앞장섰던 김윤환 전 의원마저 나가떨어졌던 전례를 한나라당 의원들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공천탈락에 대한 두려움은 유력 대선주자에 대한 줄서기로 이어진다. 부산의 한 초선 의원은 “줄서기는 공천탈락 가능성을 염두에 둔, 일종의 보험”이라고 말했다.
의원들의 줄서기는 대선후보 경선을 죽기살기식 싸움으로 치닫게 만든다. 내년 총선에서 물갈이의 수모를 겪지 않으려면 줄을 댄 후보의 당선을 위해 의원들이 물불을 가리지 않게 된다는 얘기다.
임석규 조혜정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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