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지켜본 낙산사 주지
손학규 전 지사가 머문 낙산사 주지 정념 스님은 17일 기자들과 만나 “(손 전 지사가) 길을 찾은 것 같았다. 전날 밤에는 고민에 찬 눈빛이었는데 지금은 결단을 내린 눈빛이었다”라며 손 전 지사와의 대화 내용을 전했다.
그는 손 전 지사가 낙산사에서 백담사 봉정암으로 거처를 옮겨 하룻밤을 묶은 뒤 떠나기 전에도 잠깐 손 전 지사를 만났다고 밝혔다. 정념 스님은 “(봉정암까지의 길은) 두 발도 아닌 네 발로 기어가야 하는 산길이었을텐데 하나도 힘들어보이지 않았고 결단을 내린 듯한 의지가 느껴졌다. 목소리가 카라카랑했다. 마음의 정리가 되신 거 같았다. 첫날 만났을 때보다 자신에 차고 여유있는 모습이었다”라고 전했다.
-손 전 지사가 정치적 거취에 대해 뭐라고 말했나?
=(아무 얘기가) 없었다. 물어보지 않았다.
-어떤 대화를 나눴나?
=손 전 지사가 ‘개혁없는 보수는 이뤄질 수 없는데 한나라당에 그런 것들이 아쉽다’고 했다. 초선들은 의욕이 있고 목소리낼 줄 알았던 사람들이 줄서기에 여념이 없다는 것에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진정한 보수를 위해선 개혁이 필요한데 그 목소리가 사라졌다고 했다. 경선 불참이나 탈당 얘기는 없었다. 최선을 다해 이 나라를 이끌어보겠다, 국민들에게 봉사하고 싶어하는 모습이었다.
-이명박 전 시장이나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선 서운한 감정을 표출했나?
=손 전 지사가 이명박씨나 박근혜씨에 대한 비판을 하나도 하지 않았는데, 딱 하나 (이 전 시장의) 시베리아 발언에 대해선 많이 화가 난 것 같았다. “정말 예의가 없는 말”이라고 했다. 많이 언짢아했다.
양양/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양양/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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