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신한국당 대통령선거 경선에서 패배한 뒤 탈당했던 이인제(李仁濟) 국민중심당 의원이 최근 한나라당을 탈당한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를 `옹호'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의원은 21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개척자의 길은 외롭다'란 글을 통해 "손 전 지사가 군정 잔당들과 개발독재시대의 잔재들이 한나라당 주인행세를 하고 있다고 비판한 데 대해 언론은 사실이 그러한지 언급하지 않는다"며 "지금 한나라당 대표는 1980년 신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찬탈할 때 전위세력을 자처하고 나선 사람으로 이런 사람이 민주주의를 내세워 남을 공격하니 할 말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손 전 지사는 그의 말대로 한국정치의 낡은 틀을 깨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위해 어려운 결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10년 전의 나나, 지금의 그나 오직 국민의 의지에 기댈 뿐 돈이나 지역패권 등을 가지고 나라를 어지럽힐 아무런 힘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손 전 지사는 시대의 명분과 눈에 보이지 않는 대의(大義)를 위해 절벽 위에서 민심의 바다를 향해 몸을 던졌다고 할 수 있다"며 "개척자의 길은 외롭다. 이제 그는 그 비난과 침묵의 무게를 견디면서 없는 길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의원은 이번 일로 `이인제 학습효과'란 단어가 자주 언급되는데 대해 "결단의 시점은 물론 동기, 목적도 같지 않다"며 차별성을 강했다.
특히 "`이인제 학습효과'란 나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만든 말인 데 97년의 선택은 국민이 한 만큼 한나라당은 스스로의 부족함을 원망하든지 국민을 원망해야 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큰 역사의 관점에서 보면 나의 결단은 평화적 정권교체라는 민주주의 꽃을 피우는 계기가 되었다"고 자평했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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