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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후광’ 업은 공천…정치권은 ‘침묵’

등록 2007-03-21 21:04수정 2007-03-22 09:14

김홍업씨
김홍업씨
민노당 빼곤 대선·호남표 의식해 입조심
“호남 자존심 짓밟는다” 시민단체 23일 회견
김홍업 재보선 민주당 후보로

21일 국회 기자회견장에서는 민주당 대변인 2명이 차례로 나타나 정반대 내용의 브리핑을 하는 보기 드문 일이 벌어졌다.

유종필 대변인은 4·25 재·보궐선거 전남 무안·신안 지역에 민주당 후보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둘째아들 김홍업씨를 전략 공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혈연관계인 김 전 대통령과 민주당의 특수관계가 고려됐다”고 말했다.

곧이어 등장한 이상열 대변인은 전남도당위원장 명의로 전략공천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그는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한 김씨를 전략 공천하기로 한 것은 공당으로서 원칙과 국민 의사를 저버린 것”이라고 말했다.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당하게 평가받겠다던 김홍업씨는 이날 민주당 입당원서를 제출했다.

민주노동당을 뺀 정치권은 일제히 침묵으로 화답했다. 범여권의 각 정파와 정동영·김근태·천정배 등 대선 주자들은 모두 언급을 피했다. 범여권은 김씨를 통합신당의 ‘연결고리’로 여기고 있다. 통합신당이란 ‘명분’을 앞세워, 지역주의에 기댄 전직 대통령 아들의 정치 진입에 눈감겠다는 태도다.

이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열린우리당의 고위 당직자는 “대통합 관점에서 적극적으로 선거 공조를 추진하고 있는데, 도덕성 등 후보의 기준을 얘기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솔직히 말했다. 송영길 열린우리당 사무총장은 “곤혹스럽지만, 어쨌든 우리 당은 (무안·신안에) 후보를 내지 않는 쪽”이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의 몇몇 소장파 의원들은 김씨 출마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려다 호응이 없어 포기했다고 한다.

양형일 통합신당모임 대변인도 “중도개혁 통합이라는 본질적 목적에 방해되는 얘기는 안 하는 게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개혁파를 자처하는 ‘민생정치모임’도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한나라당도 ‘침묵의 카르텔’에 동참했다. 대선에서 호남 표를 의식한 탓으로 보인다. 나경원 대변인은 기자들의 질문에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김씨의 출마는 호남 지역에서 많은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8일 “김홍업씨의 출마는 호남의 자존심을 짓밟는 처사”라는 내용의 성명을 낸 전남·광주 지역 52개 시민단체들은 23일 광주에서 출마 반대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이들은 김대중 대통령 재임 시절 기업체들로부터 ‘검은돈’을 받아 실형을 산 김씨가 아버지의 후광과 통합에 목을 맨 정치권 상황, 지역주민의 정서를 교묘히 이용해 자신의 정치적 욕심을 채우려 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김도형 전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사무처장은 “낙선운동을 할지는 결정하지 않았지만, 구태정치를 본체만체하지 않겠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싶으면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하면 될 게 아니냐”고 비판했지만, 그는 자신의 이름은 밝히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김 전 대통령의 최경환 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은 김씨가 앞으로 (보궐선거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아 지역과 국가를 위해 좋은 봉사를 하기를 바라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광주/안관옥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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