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지지율 추이
전문가 “제3지대론 콘텐츠 모호한 탓” 지적
“선진평화연대 등 재보선뒤 본격 행보할 것”
“선진평화연대 등 재보선뒤 본격 행보할 것”
잠잠하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9일로 한나라당을 탈당한 지 한달째를 맞는다. 잠시 올라가던 지지율은 탈당 전 수준에 가깝게 내려앉았다. 함께 하겠다는 현역 의원은 김부겸 열린우리당 의원이 전부다. “낡은 정치의 틀을 깨기 위한 고통스런 도전”(3월19일 탈당 기자회견)은 여전히 ‘도전’ 수준에 머물러 있다. 범여권의 유력 후보로 자리잡겠다는 애초의 목표는 멀게만 보인다.
19일에도 4·19 국립묘지 참배와 강원도 원주 방문 이외에는 이렇다 할 일정이 잡혀 있지 않다. 손 전 지사쪽 이수원 공보특보는 “한 달 (기념)행사는 없다”며 “당분간은 ’조용 모드’로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의 지지율은 탈당 이전 수치를 약간 웃도는 정도에 머물러 있다. 손 전 지사쪽 김주한 공보팀장은 “현역 의원 15~20명에게서 (손 전 지사가) 지지 확약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하지만, 아직 확인된 사람은 없다. 지지 흐름이 공개적으로 확산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손 전 지사의 콘텐츠가 모호한 데서 그 원인을 찾는다. 실제로 손 전 지사는 자신의 ‘제3지대’론이 기존 정치권의 ‘중도’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하지만, 명쾌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귀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연구위원은 “(손 전 지사가) 자신이 지향하는 정치가 무엇인지 보여주지 못하면서 범여권 지지층의 기대도 모으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지금은 혼자 고립돼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고 말했다.
김부겸 의원의 생각은 다르다. “지지율이 탈당 이전 수준이라는 것은 일정한 지지층이 이미 형성돼 있다는 얘기”라며 “제3지대론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찬성하면서 햇볕정책에도 동의하는 국민들을 대변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전 지사쪽은 4·25 재·보궐선거 이후 본격적인 행보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5월 중 ’선진평화포럼’을 만들고, 6월 중순께는 정치세력화의 전 단계로 ‘선진평화연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 때쯤이면 범여권 경선 구도가 뚜렷해지면서 “공감하는 의원들이 어떤 수준으로든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김 의원은 전망했다.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 플러스’의 임상렬 대표는 “손 전 지사는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단점에다 흔히 ’집토끼’라고 말하는 핵심 지지층의 부재까지 겹쳐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6월 이후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지 않았다.
강희철 기자 hc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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