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5 재·보선 지원유세를 위해 전남지역을 방문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9일 전남 무안군 무안읍 장터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 지역에 출마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후보의 선거 현수막이 오른쪽에 내걸려 있다. 무안/김종수 기자jongsoo@hani.co.kr
이명박·박근혜, 나란히 무안 보궐선거현장 찾아 신경전
한나라당 대선 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경선 유세 ‘예비전’을 벌였다. 19일 오전 전남 무안 읍내장터에서 30여분 가량의 시차로 나란히 무안·신안 보궐선거 지원 유세를 벌인 것이다. 이 전 시장이 먼저 단상에 오르자 300여명의 청중들이 ‘이명박’을 연호했다. 그는 “저는 말만 근사하게 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일을 하는 지도자”라고 강조했다. 30여분 뒤 박 전 대표가 도착할 무렵엔 모여든 사람들이 세 배 가까이 늘어났고, 연호도 더 잦아졌다. 박 전 대표는 “정권 교체로 무안을 발전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의 ‘시간 차’ 유세를 지켜보는 무안 주민들의 심정은 다소 복잡해보였다. 농산물 도매업을 하는 송정행(60)씨는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을 본받은 박 전 대표가 좀 더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금희(70)씨는 “지금까지 민주당만 찍었지만, 잘한 게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씨는 “박 전 대표를 직접 보니 어머니 육영수씨가 떠올라 마음이 짠하다”면서도 “대통령감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경제를 살리려면 경험 많은 이 전 시장이 더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양 진영에선 유세 시간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애초 이 지역에 출마한 한나라당 강성만 후보는 양쪽이 합동으로 유세를 벌일 것을 요청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시간 차 유세로 결론이 났다. 박 전 대표 쪽의 이정현 공보특보는 “이 전 시장 쪽이 일정을 변경하면서까지 우리 앞에 끼어들어 연설을 고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전 시장 쪽 조해진 공보특보는 “박 전 대표 쪽이 굳이 유세를 같이 할 수 없다고 하니 일정을 앞당겼을 뿐”이라고 맞받았다.
4·25 재·보선 지원유세에 나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왼쪽)가 19일 전남 무안군 무안읍의 장터를 돌다가 이 지역에서 출마한 김대중 전 대통령 차남 김홍업 민주당 후보와 우연히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무안/한겨레21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무안/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