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원희룡

원희룡

양천구청장 후보 오경훈 대패
“경선 불출마를” 비판 직면

한나라당 대선 주자인 원희룡 의원이 4·25 재보선 참패 후폭풍 속에서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지역구인 서울 양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오경훈 한나라당 후보가 무소속인 추재엽 당선자에게 1만표 이상의 큰 표차로 낙선하면서 당 안팎에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여옥 전 최고위원은 지난 26일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서 원 의원을 직접 거명해 공격했다. 그는 “자기 지역구를 그렇게 쑥대밭으로 만들어놓고, 어떻게 개혁과 혁신을 얘기했던 소장파라고 할 수 있느냐”며 원 의원을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당내에선 원 의원이 공천과 지역구 관리를 잘못했다는 불만이 쏟아지면서, 그가 경선 출마를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원 의원은 27일 “나는 경선 불출마를 얘기한 적이 없고, 생각하고 있지도 않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재보선 참패 직후 자신의 블로그에 ‘불원천 불우인(不怨天 不尤人,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탓하지 않는다)’이라는 제목으로 “꽃은 시들어도 바람을 탓하지 않는다”는 짧은 글을 남겼다. 원 의원은 이에 대해 “선거운동 본부장으로서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지만, 나를 비롯한 소장파가 선거를 망쳤다는 비난은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경훈 후보 공천에 대해서는 “당이 공천을 하는 걸 도운 건데, 공천 책임을 나한테 묻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조혜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