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
불국사서 돼지모형 선물 받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한나라당 내분 사태 일주일만인 3일, 경북 경주와 경산 방문으로 공식 일정을 재개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오전 주호영 비서실장, 이재오 최고위원, 이병석·정종복·김기현 의원 등과 함께 불국사를 방문해 주지 성타 스님을 만나 환담했다. 성타 스님은 “황금돼지해인 올해 극락전 현판 뒤쪽에서 돼지 형상이 발견돼 의미가 깊다”며 이 전 시장에게 황금돼지 모형을 선물했다.
그 형상을 발견했다는 한 인사가 “서유기에 보면 저팔계가 악귀를 물리치는데, 돼지에 그런 의미도 있다”고 설명하자 이 전 시장은 모형을 쓰다듬으며 “나한테 악귀가 많이 있다”고 답했다. 동행한 이방호 의원은 “검증하자는 사람이 많다”고 말을 받았다.
이어 이 전 시장이 “달라이라마한테 선물로 받은 불상과 망치가 있다”고 소개하자, 동석자들은 “망치가 아니라 금강저라고 하는데, 삿된(나쁜) 기운을 물리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시장은 “악귀를 쫓으려면 꺼내서 한번씩 때려야겠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의 이런 발언이 경쟁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전 시장 쪽 조해진 공보특보는 “이방호 의원이 ‘검증’이라고 얘기해서 그렇게 들리는 거지, 이 전 시장의 뜻은 그런 게 아니다”고 답했다.
경주/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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