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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노대통령 “정치중립 요구 위선적…모호한 요건 위헌”

등록 2007-06-08 19:20

헌법 정치학자들 비판적 평가
“정치와 선거 구분 못해…문제제기 방식 부적절”
노무현 대통령이 중앙선관위의 선거법 위반 결정이 나왔는데도 ‘소신’을 굽히지 않아 정치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노 대통령은 8일 원광대 강연에서 “대통령에게 정치 중립을 하라고 하는데 어떻게 대통령이 정치 중립을 지키느냐. 어디까지가 선거운동이고 정치 중립인지 모호한 구성 요건은 위헌”이라고 전날 중앙선관위의 결정을 반박했다.

이처럼 선관위에 맞서 주장을 굽히지 않는 노 대통령의 행태를 두고 정치학자나 헌법학자들은 매우 비판적이다. 그 주장의 논리적 타당성과는 별개로, 연말 대선을 앞두고 공정하고 엄정한 법 집행 분위기를 대통령이 앞장서 흐리고 있다는 것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의 정치 중립 요구는 세계에 유례 없는 위선적 제도”라며 “공무원법에는 대통령의 정치활동을 예외적으로 인정하면서도 (선거법에서는) 중립을 하라고 하는데, 정치에서는 중립 안 해도 되고 선거에서는 중립하라는 얘기가 말이 되느냐”고 현행 법 체계의 모순점을 비판했다. 그는 또 “대통령이 가치와 전략을 갖고 정당과 함께 치열한 승부를 통해 정권을 잡았는데, 비록 내가 (대선 후보로) 나오지 않더라도 참여정부 이후의 정부가 여전히 민주정부가 되도록 그 다음 정권까지 지킬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와 학계에선 노 대통령의 논리 측면에서뿐 아니라, 발언 행태를 두고도 비판적 견해가 많다.

헌법학자들은 대체로 정치 영역에서는 대통령에게 폭넓은 발언권을 부여하되, 선거 영역에서는 좀더 엄격한 법적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장영수 교수(고려대 법대)는 “대통령에게 아주 엄격한 정치적 중립을 요구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선거에는 개입하지 말고 중립을 지키라는 게 선거법의 취지”라고 말했다. 김승환 교수(전북대 법대)도 “대통령이 선거와 정치를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치 영역은 몰라도 선거 영역에서 대통령이 중립을 지키지 않으면 선거의 공정성이 크게 훼손된다”고 지적했다.

정치학자들 사이에선 원칙적으론 대통령에게 폭넓은 정치적 발언권을 부여하는 게 옳다는 견해가 많다. 그러나 선관위 해석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점에 대해선 역시 대다수가 비판적이었다. 강원택 교수(숭실대 정치외교학)는 “선관위 결정은 과거 현직 대통령의 선거 관여가 관권 선거와 선거부정으로 이어졌던 숱한 사례를 기억하는 국민들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며 “노 대통령이 내가 뭘 잘못했느냐는 식으로 공격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남영 교수(세종대 행정대학원)는 “노 대통령과 국민들 사이에 인식의 괴리가 있는 만큼, 노 대통령이 문제점을 느낀다면 흥분하지 말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면서 차분히 사회적 공론화를 추진하는 게 옳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수진 교수(이화여대 정치외교학)는 “노 대통령 주장에 일리가 있지만 문제 제기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며 “퇴임을 앞둔 대통령의 이런 행위에 대선 정국에서 주도권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면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임석규 신승근 김태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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