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운하보고서 변조 의혹

이 건교 “언론에 공개된 내용은 정부가 만든 것 아니다”
“청와대 보고한 건 9쪽짜리”

이용섭 건교부 장관은 18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경부운하 구상에 대한 정부 태스크포스(TF)팀 검토 보고서와 관련해 “테스크포스로부터 보고받아 청와대에 보고한 자료는 9쪽 분량이며 37쪽짜리 보고서는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건교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나라당 의원들이 최근 언론에 공개된 37쪽 짜리 보고서를 내보이자 이렇게 밝히면서 “누군가 의도를 갖고 만든 것 같다. 정부기관에서 만든 자료가 아니니 공무원을 매도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건교부가 청와대에 보고한 내용은 37쪽짜리 보고서 가운데 중간 부분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언급 등이 나오는) 앞쪽 일부와 마지막 부분은 전혀 모르는 내용”이라며 “우리가 보고한 내용과 겹치는 부분도 부분적으로 내용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의원들의 9쪽짜리 문건 공개 요구를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므로 선관위와 상의해야 한다”며 거부하다 추궁이 이어지자 “선거법·국회법상 요건을 검토한 뒤 문제가 없다면 제출하겠다”고 답했다.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4일, 한국수자원공사·국토연구원·건설기술연구원 등 정부 산하기관 세 곳이 37쪽짜리 경부운하 타당성 조사 검토보고서를 작성했다면서, 입수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한나라당 경선 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 캠프 박형준 대변인은 “결국 청와대가 직접 보고서를 변조·유출했든지, 아니면 정략적 목적으로 유출해 제3의 세력에 변조를 유도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박근혜 전 대표 쪽도 함께 겨냥해 “언론에 공개되기도 전에 왜곡된 보고서가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조혜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