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강민 한나라당 검증위원장이 21일 오후 국회 대표최고위원실에서 열린 강재섭 대표와 박관용 경선위원장과의 3자 회동에 참석해 자리에 앉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중간조사 발표…위장전입·영남대 관련
한나라당 검증위원회(위원장 안강민)가 22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를 둘러싼 검증 내용 중 일부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증위는 일단 이 전 시장의 위장전입 문제와 박 전 대표의 영남대 이사장 재직 관련 비리 의혹에 대해 조사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두 경선후보를 둘러싼 의혹 중 파괴력이 다소 떨어지는 사안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전 시장의 위장전입 문제는 자녀 교육을 위한 것이었다며 대국민사과를 한 사안이고, 박 전 대표의 영남대 비리 연루의혹도 오래 전에 이미 문제됐던 사안이다. 검증위가 제대로 된 검증보다는 대국민 ‘해명’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가능한 대목이다. 실제로 강재섭 대표는 21일 여성 지방의원 워크샵에서 두 후보와 관련한 제보들을 가리켜 ‘엉터리’, ‘신뢰가 떨어지는 폭로’라고 말해, 의혹 규명 보다는 명예회복에 더 초점을 맞출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두 경선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검증위가 마냥 해명만 하고 앉아 있기는 어려울 것이란 시각이 많다. 이 전 시장을 둘러싸고는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사건 연루의혹, 충북 옥천 땅 등 재산 은닉 의혹, 자동차 부품업체인 (주)다스의 실제 소유 의혹 등 이미 검증 목록에 올라 있다. 박 전 시장의 경우도 육영재단 비리 연루 의혹, 정수장학회 관련 탈세 의혹 등이 제기된 상태다.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된 이런 의혹에 대해 검증위가 어떤 형태로든 답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검증위는 이-박 두 후보에 소명 자료를 요청하고 있지만, 프라이버시 등을 내세워 협조하지 않는 사례로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증위는 지난 3주 동안 우편·인터넷홈페이지·직접 방문 등을 통해 받은 제보는 모두 66건이라고 밝혔다. 이중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와 관련된 것이 각각 30여건으로, 홍준표·원희룡·고진화 의원에 관한 제보는 한 건도 들어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민제보 접수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각종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88년 현대건설 초대노조위원장 납치사건의 당사자인 서정의씨는 21일 이 전 시장의 연루 의혹을 제기하며 자료를 제출했고, 엠비 지지자들의 모임인 ‘엠비연대’는 박정희 정권 때의 부정·재산 강탈 등 박 전 대표에 대한 제보 30건을 검증위에 냈다.
검증위는 본래 국민 제보를 21일까지 받을 예정이었지만, 여권에서도 문제제기가 잇따르는 등 제보가 넘쳐나자 제보 접수를 1주일 더 연장해 오는 28일에 마감하기로 했다.
이유주현 조혜정 기자 edigna@hani.co.kr
한나라당 검증위원회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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