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선대위 사무실에서 조세정책을 발표하려고 마이크 앞에 서서 피곤한 듯 눈가를 손으로 부비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이천 땅 48만여㎡ 아들 놔두고 조카에게 증여
이상은씨 = <이명박 후보 큰형>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 후보의 큰형 상은씨가 공시지가 74억여원대의 48만여㎡(14만여평)의 경기 이천시 땅을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 조카에게 증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은평뉴타운 땅과 제주 서귀포시 과수원에 이어 또다시 이 후보 일가의 ‘이상한 땅 거래’가 드러난 것이다.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아들 지형(41)씨와 부인(34)이 경기 이천시 호법면 송갈리와 주미리에 소유하고 있는 땅은 이씨의 큰아버지인 이상은씨가 1973~1989년 7차례에 걸쳐 사들인 임야와 논, 밭, 목장용지 등이다. 이상은씨는 이 땅 모두를 2004년 6~7월 조카 이지형씨 부부에게 증여했다. 집안의 장손인 자신의 아들에게는 1㎡도 물려주지 않았다.
이 후보 일가가 나눠갖고 있던 서울 은평뉴타운 땅의 절반 이상인 464㎡도 이지형씨 소유로 넘어간 뒤 수용돼, 이씨는 10억원 가량의 보상비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부의장은 올해 80억여원의 재산내역을 신고했다.
이 부의장과 부인 최아무개씨도 이천시 호법면의 땅을 샀다. 이 부의장은 1972년부터 1986년까지 송갈리 산31 등 이 일대 땅 6필지 4만6810㎡를 사들였다. 부인 최씨도 비슷한 시기에 호법면 주미리 600-3 등 논과 밭 1만6845㎡를 샀다. 아버지와 어머니, 아들과 며느리가 한 지역의 땅을 대규모로 사들인 셈이다. 이상은씨는 땅의 실제 소유자가 아니라 명의만 빌려준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이들이 사들인 땅은 하이닉스반도체 이천공장에서 6~7㎞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이천 지역은 현대전자의 전신인 국도건설이 땅을 대량으로 사둔 곳이었고, 현대건설 계열사이던 동서산업이 이천종합콘크리트 공장을 짓는 등 현대그룹의 사업용지 매입이 활발했던 곳이다. 이 때문에 당시 현대건설 사장과 회장이던 이 후보로부터 형들이 미리 개발정보를 입수해 땅을 산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장다사로 국회부의장 비서실장은 “이 부의장의 아버지가 목장 일을 해왔고, 당시 기업낙농 육성은 정부 권장사업이기도 해 큰형(이상은씨)이 이천 땅을 산 것”이라며 “거리가 가깝다고 하이닉스 공장과 연관짓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그는 또 “땅을 처음 샀을 때 코오롱 이사였던 이 부의장이 도로를 내고 용수를 끌어쓰는 비용 등을 다 대줬다”며 “그래서 이상은씨는 이 땅이 이 부의장 땅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조카에게 증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 일가의 이상한 땅 거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후보와 형제들은 아버지한테 물려받은 서울 은평구 진관외동 땅의 지분을 상당 부분 이지형씨에게 모아줬다. 특히 이 후보와 이 부의장은 1993년 최초 재산공개를 앞두고 이 땅에 대한 자신들의 지분을 김아무개씨에게 넘겼지만, 몇년 뒤 김씨의 지분은 다시 이지형씨에게 되돌아왔다. 제주 서귀포시의 과수원도 땅을 산 것은 이상은씨지만, 정작 관리비는 이 부의장이 내온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이명박 일가의 이상한 땅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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