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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명박 ‘동문서답’은 전술?

등록 2007-07-23 19:22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후보가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검증 청문회에서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 나오자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후보가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검증 청문회에서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이 나오자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91년 걸프전 때 직원 잔류시켰나” 물음에
“제가 다 내보냈다” 82년 이라크전 때로 대답
준비 못한 질문엔 “일해 본 사람이 알아”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후보가 현대건설 회장 재직때인 1991년 1월, 걸프전 발발로 위험했던 이라크에 직원들을 잔류시킨 것 아니냐는 박근혜 후보의 공격에 “대표인 제가 (이라크에) 들어가서 직원들을 다 내보냈다”고 말했지만, 이는 전형적인 동문서답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 후보는 이전에도 자신에게 불리한 질문에는 엉뚱한 답변으로 위기를 모면하곤 했다.

박 후보는 지난 21일 제주 지역 방송토론회에서 최근 아프가니스탄 인질 억류 사태와 관련해 “‘1991년 1월’ 이라크 전쟁 위험이 고조되면서 다른 나라 근로자들은 다 철수했는데, 현대건설은 오히려 현장을 지키라는 지시를 받아 결국 근로자들이 택시 탈출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잘못 알고 계신 것 같다. ‘이라크 전쟁 때’ 매우 긴박해 근로자 전원을 철수시켰고, 직원들은 대표인 제가 들어가 다 내보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이 후보가 이야기한 것은 걸프전이 아닌, ‘1982년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상황이다. 박형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이 후보는 1982년 일을 물어본 줄 알고 그렇게 대답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질문에 ‘1991년 1월’이라고까지 언급했다.

91년 당시, 국내외 다른 건설회사들은 모두 철수했지만, 현대건설 직원(22명)들만 전쟁 뒤에도 이라크를 빠져나오지 못했다. 이 때문에 당시 현대건설이 전쟁 뒤 복구사업에 먼저 참가하기 위해 직원 잔류를 종용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이 후보는 그동안 자신이 미처 준비하지 못한 질문에는 “일해 본 사람이 안다”, “내가 전문가”라는 등 전문경영인(CEO) 출신답지 않은 추상적인 답변으로 일관해왔다.

지난달 열린 정책비전대회에서 한강 하구에 나들섬을 만들겠다는 이 후보의 공약을 놓고 홍준표 후보가 “바로 그 자리에 조력발전소가 설치되는 걸 아느냐”고 묻자, 이 후보는 “위치가 다르다”고만 말할 뿐,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설명없이 “그건(건설은) 내가 전공”이라는 말로 얼버무렸다. 또 정책토론회에서도 고진화 당시 후보가 “복지예산 20조원을 어떻게 만드느냐”는 물음에 서울시장 시절, 5조원 부채 중 3조원 갚은 이야기만 계속 했다. 고 후보가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고 채근했지만, “효과적으로 예산쓰면 20조원 절감 쉽게 할 수 있다”, “해보지 않으면 못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 후보는 급기야 고 후보로부터 “어디가서 강연하면 몰라도 국정 운영하겠다는 사람이 두루뭉실하게 말하는 건 말이 안된다”는 핀잔까지 들어야 했다.

이 후보는 지난 19일 검증청문회에서도 “만일 도곡동 땅이 이 후보 땅으로 밝혀지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물음에 초점을 벗어나 “도곡동땅은 (김재정씨가) 검찰 조사를 받는 게 아니라, 고발을 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비비케이(BBK) 투자자 17명 대부분이 (이 후보와) 고려대 동문이라며, “우연의 일치가 너무 많다”는 질문에는 “고대 나온 사람이 범죄 저지르면 이명박과 관련 있나”는 말로 핵심을 비켜갔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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