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하루 앞두고 선거인단의 투표가 치러진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제1체육관에서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개표사무원들이 자동투표분리기 등을 점검하며 개표 준비를 하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박 후보쪽 “투표용지 촬영 배후 가려야”
이 후보쪽 “불복 빌미로”
이 후보쪽 “불복 빌미로”
한나라당의 제17대 대통령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투표가 19일 전국 투표소 248곳에서 선거인단 18만5080명의 직접 투표로 진행됐다. 한나라당은 20일 오후 전당대회를 열어 투표함을 개표한 뒤, 일반국민 상대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해 대선 후보를 최종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경선의 투·개표 업무를 주관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를 마감한 결과 최종 투표율이 70.8%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60%대 후반으로 봤던 예상 투표율보다 조금 높은 투표율이다.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높으면 이명박 후보에게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90.2%로 가장 높았고, 광주가 46.0%로 가장 낮았다. 부산 80.2%, 울산 79.8%, 제주 79.4%, 대구 79.0% 등의 차례였다.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 쪽은 투표율이 다소 높게 나타난 데 대해 각각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이 후보 쪽은 “이 후보 지지가 많은 대의원들의 투표 참여가 많고, 선거인단 수가 많은 서울(68.2%)도 평균 투표율에 근접할 정도로 참여가 높아 승리를 낙관한다”며 “7%포인트 이상 격차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 쪽은 “박 후보가 상대적으로 우세한 국민선거인단이 예상밖으로 투표에 많이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에서도 지지율이 많이 좁혀진 상태여서 수도권 투표율이 높은 것이 불리한 게 아니다”라며 “근소한 표 차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두 후보 쪽은 투표용지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은 사례를 놓고 부정선거 시비를 벌이는 등 투표 당일에도 충돌을 계속했다. 박 후보 진영의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명백한 비밀투표 위반이고, 반드시 배후를 가려야 한다”고 말했고, 이 후보 진영의 진수희 대변인은 “경선 불복 빌미로 사용될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투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선이 끝나면 박근혜 후보를 만나 정권 교체에 같이 힘을 모으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어제 (이 후보 쪽에서) 카메라폰으로 (투표용지를) 찍을 것을 지시했다고 해 설마 그렇게까지 할까 싶었는데 현실로 나타났다”고 비판했다. 강재섭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어 “어떤 형태의 불복도 용납 못한다”며 “추석 직후 ‘탕평 선대본부’를 발족해 당의 단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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