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경선후보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청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나라당의 17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투표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그동안 고생했다” 여유…높은 투표율에 낙관
한나라당 경선 투표가 치러진 19일, 이명박 후보 쪽은 투표율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자 경선 승리의 확신으로 가득 찼다.
이 후보는 잠정 투표율이 70.8%로 집계된 오후 8시40분께 환한 표정으로 여의도 캠프로 와 실무진과 기자들에게 악수를 건네며 “수고했다. 그동안 고생 많았다”고 말했다. 실무진들은 환호와 박수로 답했다. 이날 오전 7시15분께 서울 종로구청에서 투표를 마친 이 후보는, 하루 종일 캠프 사무실에 머물며 대의원과 지역 책임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달라”며 투표를 독려했다. 시간을 아끼려고 점심도 김덕룡 공동 선대위원장, 이재오 최고위원과 함께 도시락으로 먹었다.
지역구인 경남 남해와 부산에서 지지표 끌어 모으기에 마지막 힘을 쏟은 박희태 선거대책위원장과 박형준 대변인은 이날 저녁 캠프로 복귀해 기자들에게 “그동안 고생했다”고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박 위원장은 서울 투표율이 전국 평균에 근접하자 “승부는 서울에서 결정된다. 이 후보가 이긴 게 확실하다”고 반겼다. 진수희 대변인도 “투표율이 이렇게 높다는 건, 상대적으로 충성도가 낮다고 평가된 우리 쪽 지지자들이 많이 투표했다는 뜻 아니냐”며 “다 이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이 후보 쪽은 투표율 중간 집계 결과와 투표소 참관인들로부터 보고받은 각 지역 투표율을 수시로 점검하며, 투표율 끌어올리기에 안간힘을 쏟았다. 이 후보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도 나서, 이 후보 지지로 분류된 경북 한 지역의 투표율이 평균치보다 낮게 나오자 해당 의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전국 평균보다도 낮으면 어떡하냐”며 표 단속을 채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투표율이 다소 낮은 지역에선 선거인단이 투표소까지 이동하는 차편을 지역 책임자들이 물색해 주거나, 투표를 당부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부산 지역의 한 의원은 자체 중간 분석 결과 40대 이하의 투표율이 낮은 것으로 나오자 “젊은층에 집중적으로 투표를 호소하라”며 조직책을 독려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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