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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비방으로 얼룩졌지만 국민참여 이끈 성공작

등록 2007-08-19 19:16수정 2007-08-19 22:08

[‘표의 전쟁’ 경선성과] 유권자 의식 높여 정치발전에 기여
‘대통령 후보 도덕성’ 성찰 계기로
원로 줄서기·공천협박 등 문제점도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경선 투표일인 19일 오전 당사 기자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명박-박근혜 후보의 막판 싸움이 드세지면서 곤혹스런 처지에 빠졌던 그였다. 표정이 편안했다.

“선거는 결국 승패를 가리는 것이므로 기본적으로 전쟁과 같다. 단지 민주적 방법으로 하는 것이니까 총칼을 쥐고 하는 것과는 차이가 난다.”

그가 말한 것은 민주주의의 요체다. 선거는 인류가 고안한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다. 피를 흘리지 않고 승자와 패자를 결정할 수 있다.

‘이명박-박근혜의 전쟁’이 20일 오후 4시30분이면 판가름 난다. 두 사람의 대결은 지난 1년 동안 온 국민의 눈과 귀를 붙잡았다. 나경원 대변인은 경선에 대한 특별한 논평을 냈다. “한국 정치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짜임새 있는 극본과 연출한 감독, 훌륭한 배우들, 열정으로 뭉친 스탭들이 만들어낸, 완성도 높은 시청률 최고의 드라마였다”고 했다. 그리고, “정당사상 가장 긴 경선, 가장 많이 참여한 경선, 가장 치열한 경선이었다”고도 했다. 일리가 있다. 객관적으로 좀 더 살펴보자.

첫째, 이번 경선은 한국 정치의 ‘주역’이 바뀌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2002년 새천년민주당 경선은 정치 혁명이었다. 정치 엘리트들이 가지고 있던 주도권을 국민들이 빼앗아 오기 시작했다. 당시 7만여명의 국민참여선거인단(당원 50%, 일반국민 50%)이 혁명을 주도했다. 2007년 한나라당 ‘경선 혁명’의 주인공은 대의원, 당원, 일반국민으로 구성된 18만4709명의 선거인단이었다. 그리고 여론조사를 통해 의견을 표출한 국민들 모두였다.

둘째, 국민들의 정치 의식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번 경선은 ‘장사꾼 출신이지만, 비전을 가지고 있는 이명박’과 ‘박정희의 딸이지만, 성품이 반듯한 박근혜’ 중에 누가 나은지 한 번쯤 생각하게 만들었다. 민주화 세력과 산업화 세력이 힘을 합쳐 선진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두 사람의 주장을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한나라당 당원들은 ‘본선 경쟁력’을 놓고 고민했을 것이다. 국민들이 정치를 ‘생각’하고 ‘고민’하는 나라는 괜찮은 나라다.


셋째, 대통령 후보의 도덕성에 대해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나라당 경선의 가장 큰 특색은 검증이었다. 이명박 박근혜 후보 가운데 누가 당선되든, 경선 과정에서 드러난 ‘허물’을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면 본선에서 이기기 어렵다. 후보들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앞으로 대통령을 꿈꾸는 정치인들이나 정치 지망생들도 자기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큰 교훈을 얻었다고 봐야 한다. 큰 소득이다.

결론적으로, 한나라당의 2007년 경선은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하나의 큰 획으로 기억될 것이다. 한 마디로 평가하면 성공했다.

몇 가지 문제점은 있었다. △지나친 인신 공격 △원로들의 줄서기 △공천 협박 △경선 방식 논란 정도를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문화와 제도는 개선할 수 있는 것이다.

남는 문제는 후유증이다.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으로 ‘중심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임태희 의원에게 물어 보았다. 그는 “이명박 후보가 패배하면 네거티브 때문이라고 여겨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어떤 결과가 나오든 진통은 있겠지만 결국 승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불복하는 후보와 집단을 당원과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성한용 선임기자 shy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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